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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73%, -66%, -55% 참혹한 카카오그룹株..또 자회사 상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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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라이온하트, 증권신고서 제출...카카오그룹주 중복상장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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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의 분할상장 금지에 대한 국민 청원을 올립니다. "

지난 9월2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분할 상장 금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카카오는 문어발식 자회사 확장과 상장으로 사회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며 "상장사들의 무분별한 자회사 상장을 종식하기 위해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IPO(기업공개)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카카오그룹 주가가 연초대비 60~70% 폭락한 가운데 이번엔 손자회사 라이온하트의 상장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 분노가 들끓고 있다. 증시에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를 차례로 상장시킨 카카오가 작년 고점 대비 68.5% 폭락한 상황에서 이번에 또 손자회사 상장을 시도한다는 소식에 카카오 계열사 중복상장 논란이 재점화됐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30일 라이온하트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출사표를 던졌다. 약 1100만주를 신주로 모집하며 주당 희망공모가액을 3만6000원~5만3000원으로 제시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3조1000억원~4조5600억원이다. 상장 시점은 11월 중하순이 목표다.

코스닥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약 3조4000억원. 자회사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에 필적하는 시총을 갖게 될 전망이다. 자회사의 별도 상장으로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는 기업가치 훼손이 발생할 우려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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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 라이온하트를 1조2041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게임즈 유럽 법인이 1대 주주로 30.37% 지분을 보유했고 카카오게임즈가 24.57% 지분을 보유해, 합산 지분율 54.94%다.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게임 '오딘'의 개발사이며 오딘은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게임이다. 때문에 라이온하트의 별도 상장으로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모회사 디스카운트' 발생이 불가피해졌다.

이규익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상장은 기정 사실이었기에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상장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된 후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낫다"고 평했다.

특히 카카오 계열 그룹사의 계속된 '쪼개기 상장'과 상장 후 주가 급락, 임직원 먹튀가 사회적 논란이 된 상황에서 또 다른 카카오 계열 자회사의 상장이 이뤄지자 비난 여론이 거세다.

최근 2년간 카카오는 2020년 9월 카카오게임즈,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2021년 11월 카카오페이까지 자회사를 차례로 상장했다. 이후 모회사 카카오는 물론 계열사의 주가 폭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고통이 심각한 상황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한국시장처럼 지주회사 디스카운트(기업가치 할인)가 심한 증시에서 자회사를 상장하면 모회사의 기업가치 희석은 불가피하다"며 "모회사 입장에서는 자회사가 상장되면 모회사의 일부 기업가치가 떨어져나가면서 저평가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 입장에서는 손자회사의 상장으로 자금 유입과 상장사 추가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희석의 부정적 효과밖에 없다"며 "자회사를 굳이 상장하려면 모회사의 자사주 매입 소각을 해 EPS(주당순이익) 희석을 막고, 상장 후에는 상장한 자회사의 배당성향을 대폭 올려 모회사의 현금흐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서 중복상장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큰 이유는 한국 주식시장의 평균 배당성향이 20% 수준으로 낮은 영향도 크다. 모회사는 자회사의 지분만 보유할 뿐 자회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미미해 중복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이 불가피한 것이다.

김 대표는 "문어발식 자회사 중복 상장은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며 "주식시장에는 지주사 하나만 남기고 자회사는 지분을 추가 확보해 100% 자회사로 두는 것이 주주에 최선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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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 이미지/사진=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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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를 줄줄이 문어발처럼 상장한 카카오는 지난해 6월24일 17만3000원을 고점으로 이날까지 68.5% 급락한 상태다. 연초대비 하락률만 52.4%에 이른다. 그렇게 상장된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도 올 들어서만 각각 -55.22%, -73.37%, -66.16% 급락하며 모회사와 자회사 주주가 모두 피해를 입었다.

심지어 카카오뱅크는 고평가된 가격에 공모를 진행하면서 임직원에도 심각한 평가손실을 안겼다. 지난해 8월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전체 물량의 19.5%에 달하는 1274만3642만주를 우리사주로 매입했다. 공모가 3만9000원에 상장한 카뱅은 상장 초기 주가가 급등했으나 1년만에 폭락해 이날 종가는 2만원이다. 직원들의 1인당 평균손실금액(평가손실)이 2억4000만원에 달한다.

네이버 주식 게시판에서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라이온하트가 상장하면 카카오게임즈는 공매도 맛집이 될 것"이라며 "회사 측은 스스로 자회사 상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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