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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北 화성12형을 쏴도 5년 전과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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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단거리 쏘다가 거리 늘려 화성 12형 실거리 발사
4500km 비행으로 일본 및 괌섬 美기지 타격 능력 과시
괌섬은 한반도로 전략자산 보내는 美 핵심기지
핵 법령 바탕으로 北 5년 전 보다 체계적 대응 양상
北 SLBM·군사정찰위성·ICBM 등 추가 도발도 우려
핵무력 강화 7차 핵실험 감행 예상, 시점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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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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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일 자강도 무평리에서 쏜 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고도 970㎞로 4500㎞를 비행한 것으로 탐지됐다.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로 표현하는 화성 12형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 달 25일부터 4차례에 걸쳐 줄곧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다가 이번에 거리를 늘려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일본의 도호쿠 지역 북단 아오모리 현 인근 상공을 통과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 밖 태평양에 떨어졌다.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까지 날아간 것은 지난 2017년 9월 15일 화성 12형 발사 이후 5년만이다.

길어야 600km의 비행거리로 한반도 주변을 맴돌다가 정상궤도의 실거리 발사로 4500㎞까지 미사일을 날려 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외부 반발을 의식한 시험용의 고각발사가 아니라 실거리로 미사일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넘겼다는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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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 등을 이용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속보가 TV화면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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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반도 주변에 이어 괌섬 미군 기지에 대한 타격능력 과시이다. 북한에서 미국령 괌까지의 거리는 3400여㎞이다. 미사일이 4천 500㎞를 날아간 만큼 괌 기지를 타격하고도 남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괌 섬은 유사시 미 공군과 해군의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보내는 미군의 핵심기지이다.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유사시 신속 대응에 나설 때 한반도로 증원군을 보내는 기지가 바로 괌섬 미군기지이다.

북한이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레이건 호를 동원한 한미연합 해상훈련,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 대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응하다가, 미국이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근거지 중 하나인 괌 섬 기지에 대한 타격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반발 수위를 높인 셈이다.

한미일의 동해 연합해상훈련이 5년 만에 재개된 것처럼 북한의 괌섬 겨냥 화성 12형의 실거리 발사도 5년만이다.

북한은 화성 12형을 모두 4번 발사했다. 지난 2017년 5월 14일 고각발사로 화성 12형을 쏜 뒤 9월 15일에는 정상각도의 실거리 발사로 고도 770km 3700km의 비행거리를 보였다. 이후 올해 1월 30일 실전배치를 의미하는 검수사격시험을 거쳐 이번에 화성 12형의 최대 사거리 발사를 한 것이다.

북한의 종전 발사가 개발과정의 시험발사와 실전배치 후의 검수사격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발사는 지난 달 8일 채택된 핵 법령을 토대로 훨씬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북한은 핵 법령 채택 후 지난 25일부터 모두 5차례 단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발사 시각과 장소, 미사일 종류 등을 달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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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핵정책 법령 9항에서 "외부의 핵위협과 국제적인 핵 무력 태세변화를 항시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상응하게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갱신, 강화 한다. 핵 무력이 자기의 사명을 믿음직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각이한 정황에 따르는 핵무기 사용 전략을 정기적으로 갱신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북한이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응해 일정 기간 중 다양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 다종의 미사일 발사를 시현한 것은 핵 법령에서 언급한 "각이한 정황에 따르는 핵무기 사용 전략"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대 교수는 "항모전단이 동원된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일 연합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대담하게 미사일을 쏜 것은 핵 능력을 완성한 국가가 표출하는 공격적 군사 행위"라며, "다양한 장소와 시간대, 핵 탑재가 가능한 다종의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미일 억제가 유효하지 않음을 강변하고 핵보유국 인정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에서는 핵 법제화를 바탕으로 한 아주 체계적인 대응 양상을 볼 수 있다"며, "북한 나름의 상당한 자신감이 엿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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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락 합참공보실장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포착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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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 실거리 발사를 통해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재진입기술을 시험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북한은 아울러 법령에 이미 '핵 무력을 질량적으로 갱신 강화 한다'고 천명한 만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추가 도발 여부에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 이정철 교수는 "오는 16일 중국 공산당 20차 대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최종적인 것은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북한은 한미일 등 국제사회의 추가 대응에 반발해 SLBM이나 군사정찰위성, ICBM 발사 등 추가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방부도 이날 국회 국방위 업무보고에서 신형 액체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물론 핵 무력의 질량적 갱신과 강화를 위해 7차 핵실험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영변의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는 최근 3번 갱도 복구완료에 이어 4번 갱도에서도 새로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7차 핵 실험의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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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 참석,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대응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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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10월 16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이후부터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는 상황"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현재의 다양한 도발 국면이 7차 핵실험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이다. 다만 한미일이 이처럼 나서서 북한의 핵실험 시점을 특정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은 오히려 그 시점을 회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미전략이 표출될 중국 16차 공산당 대회,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여부를 살펴볼 11월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 다른 변수를 더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5년 만에 재개된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에 대한 맞춤형 대응 차원이기 때문에, 당장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북한은 중국 당 대회와 미국 중간선거 결과도 보고 연말 전원회의에서 내년 전략을 짠 뒤인 내년 1~2월은 돼야 핵실험의 정치적 타이밍이 계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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