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6(왼쪽)와 타이칸 [사진 출처 = 현대차, 포르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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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미안. 내 눈엔 포르쉐만 보여"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속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현대차가 아이오닉5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은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6는 겉으로는 '테슬라 돌풍'을 일으킨 모델3를 겨냥했다.
시승 결과, 모델3보다는 포르쉐 스포츠세단인 파나메라와 전기차인 타이칸을 염두에 뒀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물론 브랜드 가치, 성능, 심리적 만족도에서는 포르쉐 모델보다 2% 부족하다. 하지만, 아이오닉6가 "타도 포르쉐" 기치를 올리면서 '가성비 포르쉐'라 부를 정도로 실력을 발휘해서다.
향후 아이오닉6 고성능 버전이 나올 경우 '계급장'만 떼면 타이칸 뺨칠 것으로 예상된다.
출시 전부터 '예감' 좋았던 아이오닉6
아이오닉6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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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6는 출시 전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 6월 직영중고차 기업 케이카가 지난달 전국 30~49세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올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신차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35.2%가 현대차 아이오닉6를 꼽았다
판매를 앞두고 모습이 공개된 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독일·미국 매체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슈포트'(Auto Motor und Sport)는 "아이오닉6는 외장형 액티브 에어플랩 등 다양한 공력 분야 기술들이 대거 적용돼 양산차 중 최고 수준의 공기역학 성능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역대 모델 최저 공력계수를 달성한 아이오닉6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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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Car and Driver)도 "몇년 전 현대차는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영감을 반영한 프로페시 콘셉트카의 매끈한 디자인으로 미래를 예언했다"며 "그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6는 복고적인 모습과 미래적인 모습을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독일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빌트'(Auto Bild)도 "현대차가 누에고치 콘셉트라고 언급한 내용처럼 탑승자들은 아이오닉6 실내에서 거실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사전계약 첫날, 올해 목표 4배 초과 달성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위)와 프로페시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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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이 좋았던 아이오닉6는 첫 출발부터 대박을 터트렸다.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 8월22일에만 3만7446대 실적을 올렸다.
아이오닉5가 지난해 2월25일 세운 기존 신기록(2만3760대)를 갈아치웠다. 올해 판매 목표인 1만2000대도 4배 가량 초과 달성했다.
사전계약 돌풍은 아이오닉6 가격이 공개된 뒤 태풍으로 위력을 키웠다. 가격파괴를 통해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지난 8월1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공개행사에서 아이오닉6를 5500만원대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사전계약에 돌입할 때는 당초 정했던 가격보다 300만원 이상 내렸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후 기준으로 스탠다드 모델 익스클루시브 5200만원 ,롱레인지 모델 익스클루시브 5605만원, 익스클루시브+(플러스) 5845만원, 프레스티지 6135만원, E-LITE 2WD 5260만원이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차량 가격 기준은 5500만원 미만이다. 5500만원 이상~8500만원 미만은 보조금 50%를 지원받는다.
아이오닉6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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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6는 이번 가격 인하로 대부분 차종이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게 됐다. 대부분 4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는 보조금 197만~200만원을 준다. 국고 보조금 690만~700만원을 포함한 총액은 887만~900만원이다.
부산은 1035만~1050만원, 대전은 1182만~1200만원, 제주·광주는 1084만~1100만원이다. 전남 나주와 해남의 총 보조금은 1527만~1550만원, 경북 울릉군은 1774만~1800만원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3000만원대 전기차가 된다.
사전계약 3주째인 지난 9월14일 기준으로 계약대수는 4만7000여대로 증가했다. 현대차는 이후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는 5만대를 넘어 6만대를 향해 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 최고 수준 전비, 6.2km/kWh
아이오닉6 리어스포일러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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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6 '계약 대박'에는 가격과 보조금 이외에 디자인, 성능도 한몫했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처럼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21로 뛰어난 공기역학 성능을 발휘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km 이상이다. 산업부 인증 기준 524km(18인치 타이어, 롱레인지 후륜구동 기준)를 달성했다.
전기소비효율(전비)은 6.2km/kWh다. 현존하는 전용 전기차 중 세계 최고 수치다.
성능도 뛰어나다. 후륜에 기본 탑재되는 모터는 최고출력 168kW, 최대토크 350Nm다.
트림에 따라 74kW 전륜 모터를 추가해 사륜구동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사륜구동 방식을 선택하면 최대 239kW 출력과 605Nm 토크를 발휘한다.
아이오닉6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도 적용했다. 800V 초급속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400V 충전기 사용도 가능하다.
800V 초급속 충전 때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할 수 있다.
아이오닉6에 적용한 E-GMP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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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케이블 연결 즉시 자동으로 인증과 결제가 진행돼 바로 충전을 시작할 수 있는 PnC(Plug and Charge) 기능은 충전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차량 외부로 220V 일반 전원을 공급해주는 V2L 기능을 적용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과 유사한 수준인 3.52kVA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후석 시트 하단에 위치한 실내 V2L 포트 또는 충전구에 V2L 커넥터를 연결하기만 하면 차량 내·외부에서 전자기기나 가전제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차박·캠핑에도 유용하다.
아이오닉6에는 EV 성능 튠업 기술이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 차량 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성능·주행감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다.
출력(3단계), 가속민감도(3단계), 스티어링(2단계), 4륜구동 방식(3단계)을 취향에 따라 선택한 뒤 스티어링휠 좌측 하단에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길게 눌러 활성화할 수 있다.
타이칸·팰리세이드보다 휠베이스 길어
현대차 쏘나타 N라인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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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중형세단 수준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855x1880x1495mm다. 현대차 쏘나타는 4900x1860x1445mm다. 쏘나타보다 짧지만 넓고 높다.
포르쉐 타이칸(4965x1965x1380mm)과 테슬라 모델S(4979x1964x1435mm)보다는 짧고 좁지만 높다.
휠베이스는 2950mm에 달한다. 쏘나타(2840mm), 타이칸(2900mm)보다 길다. 현대차 아이오닉5(3000mm)보다는 짧지만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2900mm)보다 길다. 그만큼 실내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디자인은 스포츠세단에 적용하고 포르쉐 파나메라도 선택한 '전고후저' 패스트백 스타일로 역동성을 강화했다. 입체감 있게 연출한 파라메트릭 픽셀 라이트를 적용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강조했다.
포르쉐 파나메라 [사진 출처 = 포르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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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시작되는 보닛은 혁신적 곡선미를 강조한 스트림라인 실루엣과 어우러져 공기를 가르며 미끄러지듯 달려 나가는 이미지다. 후면부는 오리지널 포르쉐 911을 연상시킨다.
유선형의 윈도우 라인(DLO, Day Light Opening)은 깔끔한 디자인의 내장형 플러시 도어 핸들 및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함께 실용적이면서도 공기역학 성능을 강화한다.
리어스포일러의 경우 파라메트릭 픽셀 보조제동등(HMSL, High-Mounted Stop Lamp)을 결합한 새로운 라이팅 연출로 강렬함을 강조했다.
미래형 전기차에 걸맞는 첨단 기술 채택
아이오닉6 실내 [사진 출처 = 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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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레이아웃은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이다. 12.3인치 컬러 LCD 클러스터와 12.3인치 디스플레이도 일체형이다. 윈도우 조작 버튼은 도어 트림 대신 센터 콘솔에 자리집았다.
아이오닉5와 달리 슬림 바 일자형 송풍구는 디스플레이 밑에서 시작된다. 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선사하면서 실내도 더욱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스티어링휠에는 엠블럼 대신 4개의 픽셀로 구성된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가 적용됐다. 웰컴 앤 굿바이, 주행가능 상태, 후진기어, 배터리 충전상태, 드라이브 모드 전환, 음성인식 상태 등을 표시해준다.
2열은 긴 휠베이스와 사라진 센터터널 덕분에 그랜저 이상으로 넉넉하다. 단, 높은 전고에 비해 헤드룸 공간은 좁은 편이다. 평균 체형의 남성이 앉으면 비좁게 느껴진다. 몸을 눕히듯이 앉아야 한다.
어플레이즈의 공간 음악 큐레이션 [사진 출처 = 어플레이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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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공간도 같은 체급의 중형세단보다 좁다. 엔진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프렁크(프런트+트렁크)에는 배낭을 넣을 수 있다. 단, 뚜껑이 없어 수납물 적재 안전성은 떨어진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 화각도 아쉽다. 카메라 조절 각도 한계 때문에 일반 전동식 사이드미러보다는 높낮이 조절 폭이 좁다.
이번 시승행사에서는 현대차그룹 사내스타트업 '어플레이즈(APLAYZ)'의 공간 음악 큐레이션 서비스 체험도 진행됐다.
각 공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자동 선곡하고 재생해준다. 차량 정보와 이용 목적, 운전자 취향, 날씨, 시간대 같은 정보를 반영해서 실시간 맞춤형으로 선곡해서 들려준다. 타는 '것'에서 타는 '곳'으로 진화하는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보여준다.
질주본능 자극하는 스포츠 전기 세단
아이오닉6 프렁크 [사진 촬영 = 최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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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프레스티지 AWD 모델이다. 20인치 휠을 적용했다. D컷 스티어링휠은 엄지로 잡는 부분이 오목하다. 손에 감기는 느낌이 고성능 세단을 연상시킨다.
드라이브 모드는 스티어링휠 중앙 왼쪽 아래에 원형 버튼으로 바꿀 수 있다. 에코, 노멀, 스포츠, 개인설정 4단계로 구성됐다. 회생제동 단계는 0~3단계와 아이페달(i-Pedal)로 구성됐다.
노멀 모드에서 회생제동 0~1단계를 사용하면 가솔린 세단을 타는 기분이다. 정숙한 패밀리 세단보다는 힘을 감춘 스포츠 세단 성향이다.
울컥하는 전기차 이질감은 없다. 노면 소음은 물론 풍절음도 잘 차단한다. 과속방지턱 충격도 깔끔하게 흡수한다.
아이페달을 사용하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지그재그 구간이나 내리막길에서 '원페달'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아이오닉6 [사진 촬영 = 최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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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본색을 드러낸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비행기 이륙 때와 비슷한 우웅 소리와 함께 몸이 뒤로 젖혀졌다 앞으로 쏠린다. 영화 '탑건'에서 전투기가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장면이 연상된다.
전기차답게 무게 중심이 낮은데다 발진가속감이 우수한데다 지치지 않고 속도까지 높인다. 코너링 구간도 날카롭지만 불안감을 주지 않고 통과한다. 잘 단련된 고성능 세단을 운전하는 기분이다.
아이오닉6는 패밀리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같은 뼈대를 사용했지만 성향은 완전히 다르다. 치고 빠지고 따라붙는 실력이 수준급인 스포츠 전기 세단이다.
가격, 성능, 디자인 '삼위일체' 매력을 발산한다. 4000만원에 포르쉐를 산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아이오닉6를 타면 된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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