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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투자 실패뒤 CS 흔들…'제2 리먼브라더스' 공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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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크레디트 스위스 로고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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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리먼브라더스'가 등장하는 것일까.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큰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CS)가 흔들리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레디트 스위스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장 중 3.55%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하루 만에 1%포인트 이상 뛰었다.

CDS 채권의 부도 위험만을 따로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의 수수료다. CDS 프리미엄 상승은 해당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30일에는 크레디트 스위스의 1년 만기 CDS 프리미엄이 하루 만에 4%포인트 가까이 급등해 장 중 5.5% 수준에서 거래됐다.

위기감에 주가 역시 널을 뛰었다. 지난 3일 크레디트 스위스 주가는 스위스 증시에서 장 초반 약 11.5% 급락하며 역대 최저가인 3.52 스위스 프랑을 기록했다. 다행히 장 후반 하락 폭을 줄여 0.93% 마감으로 거래를 마쳤다.

크레디트 스위스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와 CS 경영진의 메모가 발단이 됐다. FT는 CS 경영진이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 해소를 위해 주주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시장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움직여야 할 만큼 위태로운 상황으로 받아들였다.

게다가 울리히 쾨르너 CEO가 지난 주말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은행의 유동성 상황은 튼튼하지만 지금은 심각하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불안에 불을 붙였다.

시장이 크레디트 스위스에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건 이어지는 재무건전성 논란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아케고스 사태'의 충격이 컸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이 운영하던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투자해 44억 스위스프랑(약 6조 3538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회사 166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 실패였다.

올해 핵심 사업 분야인 IB 부문 실적 부진에 대한 불안감도 겹쳤다. 금리 인상으로 인수합병(M&A)과 기업 자금 조달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영국 파운드화 급락 사태로 추가 손실까지 예상되자 크레디트 스위스 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크레디트 스위스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도화선이 됐던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CDS 프리미엄이 뛰고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 크레디트 스위스의 자본 조달 비용이 커지고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

미국 투자자문사 스리쿠마 스트래티지의 코말 스리쿠마 대표는 “크레디트 스위스 사태가 리먼 모멘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력한 긴축이 신용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금융위기까지 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월가에서는 아직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의 국면이 아니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JP모건은 "크레디트 스위스의 자본과 유동성 모두 건전해 보인다"며 "일각의 우려는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CNBC와 인터뷰에서 “크레디트 스위스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같은 사태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는 시장 기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긴축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기업이 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3일 보고서에서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고 세계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 투기등급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채무 비용이 증가한다"며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채무불이행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상황이 악화할 경우 채무불이행 비율이 미국의 경우 현재 2% 미만에서 내년 8월 7.8%로,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은 같은 기간 약 2%에서 6.5%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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