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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러 점령지서 재투표"···머스크 제안에 "누구 편이냐"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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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이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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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러시아의 일방적 병합이 발표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유엔 감독 아래 재투표를 포함한 종전안을 제안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발끈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지난 주 자국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에서 유엔의 감독 아래 주민투표를 다시 실시, 주민들의 뜻에 따라 병합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것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계획안을 공유한 뒤 1억 명이 넘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찬반 투표를 해달라고 독려했다.

머스크는 "그것(투표 결과)이 주민들의 뜻이라면 러시아는 (점령지에서)철수해야 한다"고 자신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3일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등 4개 지역에서 닷새간 주민투표를 실시한 뒤 지난달 30일 이 지역에 대한 합병을 선언하고, 해당 지역을 러시아로 편입시켰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진영은 이 투표가 불법적일 뿐만 아니라 강압적이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실시됐다며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머스크의 계획안에는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정식으로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로의 물 공급을 보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영구 중립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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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머스크의 제안에 즉각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머스크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머스크 가운데 당신은 어떤 ‘일론 머스크’를 더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을 올려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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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비판해온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도 비판에 가세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친애하는 머스크 씨, 누군가가 당신의 테슬라 바퀴를 훔치려 할 때 양측이 투표로 그 행위를 지지했다고 하더라도 훔치려는 사람이 그 차량이나 바퀴의 합법적인 소유자가 될 수는 없다"는 트윗을 올려 머스크의 제안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각계각층에서 반발이 이어지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그러면 돈바스와 크림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러시아의 일부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의 일부인지 결정하도록 하자"면서 또 다른 투표를 제안했다.

머스크는 이어 자신의 제안이 인기가 없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자신의 관심사는 오직 이번 전쟁으로 불필요하게 죽어 갈 수도 있는 수백만 명의 목숨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 인구는 우크라이나보다 3배 많기 때문에 (러시아의 전면적인 군 동원령으로)전면전이 발발하면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가능성은 없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마음이 쓰인다면, 평화를 추구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번 전쟁이 7개월이 훌쩍 지나도록 이어지며 승기를 잡지 못하고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지난달 부분 군 동원령을 발령하고, 우크라이나에는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거쳐 병합한 도네츠크 등 4개 주는 물론 크림반도까지 모두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지도자로 있는 한 러시아와는 협상을 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현재로서는 양국 간 대화 가능성이 요원한 상황이다.

변윤재 인턴기자 jaenalis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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