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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탄도미사일 도발 수위 높이는 북한…5년만에 일본 상공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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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투발 수단 성능 개량 지속하고 한미·한미일에 '핵 대응' 과시

7차 핵실험도 결단만 남아…10일 당 창건일까지 도발 지속 예상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 1월30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발사(위)와 이 미사일이 상공에서 찍은 지구 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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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최근 연이어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4일에는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을 향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며 무력 시위의 강도를 높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7시23분쯤 북한이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발사한 IRBM 추정 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비행거리는 4500여㎞, 고도는 970여㎞, 속도는 약 마하17(초속 약 5.78㎞)로 탐지됐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진 건 지난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8월 김락겸 전략군 대장의 명의로 화성-12형 4발을 동원해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 밝힌 뒤 그해 8월29일, 9월15일 IRBM인 '화성-12형'을 발사했었다. 이 중 9월에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쏜 화성-12형의 비행거리가 약 3700km 정도였다.

최근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1일까지 4차례에 걸쳐 총 7발의 SRBM을 쏘아올렸다. 이어 이날 사거리를 늘린 IRBM을 일본 상공을 넘어가는 방식으로 발사한 것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의 수위를 한층 더 높인 것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2형'은 지난 1월30일 자강도 무평리에서 검수사격시험을 했던 미사일이다. 당시 북한은 "화성-12형을 선택 검열하고 전반적인 이 무기 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었다"라며 성능 개량을 위한 발사를 진행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당시엔 미사일을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고각으로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약 800㎞, 정점고도는 약 2000㎞로 탐지됐었다. 이는 동해를 넘어가지 않도록 계산을 한 것이다. 때문에 이날 발사의 경우 유사시 태평양의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도록 정상 각도(30~45도)로 쏘며 의도적으로 위력을 과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핵무력을 법제화하면서 핵 투발 수단의 성능 개량 의지를 보인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 대응 능력'을 점검하려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다양한 장소, 비행거리, 고도로 미사일을 시험해보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지난달 법제화한 핵무력 법령에서 "핵무력이 자기의 사명을 믿음직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각이한 정황에 따르는 핵무기 사용전략을 정기적으로 갱신한다"라고 명시했었다.

또 최근 진행된 한미, 한미일 연합 해상훈련을 '핵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북한은 핵무력 관련 법령에서 자신들의 핵무기 사용 조건에 대해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이 감행되거나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라고 명시했는데 연합훈련 기간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가 이번 훈련에 전개된 것 을 '외부의 핵 위협' 상황으로 상정해 핵 대응이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한국, 일본, 괌 등을 겨냥한 다양한 핵탑재 미사일 능력을 개발 및 시현하고 있다"면서 "핵사용 문턱을 지속적으로 낮춰 한미일에 부과하는 위협을 극대화하여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에 들어오는 미국 전략자산의 상당수가 괌에 있다는 점에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한 불만 및 위협 차원으로 봐야한다"라며 "이번 레이건함의 부산 입항에 대해 수차례 SRBM 발사로 대응한 것의 연장선"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은 이러한 맥락에서 핵능력 고도화 및 위력 과시를 위해 연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시험발사하며 지속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미 해상연합훈련에 대한 반발과 함께 다양한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려는 북한이 미사일 사거리를 늘려 반발 효과와 긴장을 극대화시켰다"라며 "특히 일본을 통과하는 미사일 발사로 한미일, 한일 안보 밀착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7주년 기념일을 맞는다. 내부적으로 가장 중요한 정치적 명절 중 하나인 이날까지 미사일 발사 도발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당 창건일을 계기로 각 경제부문의 성과뿐만 아니라 핵보유국 지위와 자부심을 지속 선전하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 투발 수단을 시험하고 있는 만큼, 이 미사일에 실을 핵탄두의 개량 목적의 7차 핵실험도 불가피해졌다는 전망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일 당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김 총비서의 결단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에도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은 당 창건 77주년과 10월~11월로 예상하고 있는 7차 핵실험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계속 높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미국에 영향을 미쳐 정책 변화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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