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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재용과 만남 기대" 손정의 방한…삼성·ARM '빅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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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7.04.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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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암) 인수전에서 결정적 키를 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방한했다. 손 회장은 1주일 정도 한국에 머물며 다양한 만남을 가질 예정인데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ARM 인수합병(M&A) 관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과 만남을 갖고 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 귀국길에서 기자들에게 ARM 인수와 관련 "내주나 다음 달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서울로 오면 그런 제안을 할 것 같다"고 언급해 회동을 공식화했다.

이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번 (서울) 방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삼성과 ARM의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ARM은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세계 최대 기술 펀드인 '비전펀드'가 지분 2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비전펀드도 손 회장이 이끄는 것을 감안하면 ARM 매각은 사실상 손 회장 의사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손 회장과 회동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M&A(인수합병) 협의가 상당 부분 진전됐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업계에선 이 부회장보다 손 회장이 ARM 인수에 더 아쉬운 입장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잇단 투자 실패로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4~6월) 3조1267억 엔(약 30조5000억원) 순손실로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와 알리바바 등의 지분 매각으로 투자 손실을 메꾸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234억파운드(약 36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에선 최근 ARM의 가치를 최대 100조원, 추정 가치 50조~70조원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125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모두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ARM을 단독으로 인수할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 돈을 들여 굳이 ARM을 인수해야 하느냐를 놓고 회의적 시각도 들린다. 이미 엔비디아가 인수 이후 포기했을 정도로 독과점 규제 역시 큰 걸림돌로 꼽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ARM 지분 일부를 확보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ARM은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IPO(기업공개)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ARM은 지난달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제이슨 차일드(Jason Child)를 CFO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마존 등에서 30년 넘게 재무 경력을 쌓았고, 지난 2011년 미국 소셜커머스 기업 그루폰의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근까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투자 중인 쿠팡의 이사회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이에 삼성전자의 ARM 인수 방향은 우선 소프트뱅크가 ARM을 상장한다는 전제 조건 아래 삼성전자가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와 관련해 ARM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 인수 의향을 나타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통한 공동 인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3월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의 주주총회에서 연달아 "여러 국가의 업체들과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 확보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최고경영자)도 "경쟁사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공동 인수에 힘을 실었다. 1990년 ARM 창립 당시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던 애플도 공동 인수 가능 업체로 꼽힌다.

인텔도 인수전의 연합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업계 컨소시엄을 구성해 ARM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과 박 부회장의 인연도 주목한다.

박 부회장은 SK텔레콤 전무로 근무하던 2009년 일본에서 손 회장을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뒤 현재까지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친분을 고려하면 이미 ARM 매각과 관련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들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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