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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北, 美 괌기지 타격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日 열도 넘어 태평양 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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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022년들어 탄도미사일 21차례·순항미사일 2차례 발사

전문가 "韓 방어체계 뚫기 위해 도발빈도 높인 듯" 분석

尹 "오전 9시 국가안전보장회의 개최"…중간 참석 예고

북한이 4일 동쪽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북한의 IRBM 발사는 올 1월30일 ‘화성-12형’ 추정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특히 이번 IRBM의 사거리는 미국의 핵 전력자산이 있는 괌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4000㎞이고, 일본 영공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최근 연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북한이 대(對)한·미·일 도발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7시23분쯤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돼 동쪽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한 IRBM 추정 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사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 중이다. 일본 당국도이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넘어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세계일보

북한이 개발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이 지난 1월 30일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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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IRBM은 북한이 지난 1월 발사한 화성-12형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정상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의 최고고도는 약 2000㎞, 비행거리는 800㎞로 30분간 비행하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됐다면 사거리는 3500∼450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북한에서 한반도 유사시 미 전략자산의 발진기지인 괌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이번엔 1월과 달리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정상각도로 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올 초 IRBM 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무력 도발에 돌입했다.

일본도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홋카이도 등 탄도미사일 비행경로에 있는 일부 지역 주민에게 대피 지시를 내렸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4일 오전 7시22분쯤 북한 내륙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상공을 통과해 오전 7시44분 일본의 EEZ 밖 태평양상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이 20여분간 4000㎞ 이상을 비행해 일본 열도 동쪽으로 3000㎞가량 떨어진 태평양 해역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이날까지 최근 열흘 사이 5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이틀에 1회씩 미사일을 발사한 셈이 됐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평북 태천 일대에서 SRBM 1발을 시작으로 지난달 28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 이튿날 평남 순천 일대에서 2발, 이달 1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2발을 각각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한은 최근 SRBM 발사에서 비행 고도, 거리, 속도 등을 조금씩 달리하면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시험 평가한 것으로 추측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양한 환경에서 운용 능력을 검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동시 운용 능력을 강화해 한국의 방어체계를 뚫기 위한 목적에 도발 빈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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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1차례, 순항미사일을 2차례 발사했다. 이번 IRBM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부터 따져보면 9번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서 또 4000㎞ 정도 되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일본 열도 위로 발사했다”며 “(북한의) 무모한 핵도발은 우리 군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결연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전 9시부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고, 저는 중간에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폭거로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힌 뒤 피해 파악과 정보 수집, 관계국과의 연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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