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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fn스트리트] '나혼산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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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자료제공=KB금융그룹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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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인구주택총조사 통계를 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9.5%였다. 4인 가구 비율이 29.2%로 가장 높았다. 열에 셋은 부부와 자녀 둘이 함께 사는 가정이었다. 1995년 1인 가구는 12.7%로 늘었고,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혼자 사는 단독가구는 급증했다. 지난해는 가구 구성이 완전히 역전됐다. 1인 가구가 33.4%, 716만5000여가구로 전체 가구에서 가장 많은 3분의 1을 차지한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찰카메라 형태로 담은 '나 혼자 산다'는 방송 10년째를 맞은 장수 프로그램이 됐다. 시청률이 7%대로 높은 편이다. '나 홀로 가구' '단독 가구' 등으로 불리던 1인 가구는 방송의 영향을 받아 '나혼산 가구'라고도 하며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나혼산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미국 뉴욕대 에릭 클라이넨버그 교수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솔로 이코노미'라고 명명하고, 고소득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경제적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한 게 10년 전이다. 그대로 들어맞고 있다. 1998년에 1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이 처음으로 공급됐고 지금은 가구, 식기, 식료품 등 상품들에서 1인 가구용이 없는 것이 거의 없다. 1인 가구는 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1인 가구 비율이 38%로 우리보다 높은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여전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혼자 사는 것을 꼭 어둡고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논란을 부르기도 하지만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는 '나혼산' 연예인들은 혼자 사는 것이 꼭 궁색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3일 '2022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들도 계획 없이 사는 게 아니라 재정관리에 힘을 쏟는다고 한다. 1~4년만 '나혼산'을 하겠다고 한 사람은 약 65%였다. 언젠가는 가정을 꾸리는 등으로 나혼산에서 탈피하겠다는 말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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