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러, 이번엔 이탈리아 가스 끊었다…에너지 무기 '서방옥죄기' 계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지난 1일부터 가스 공급 중단…4일까지 이어질 듯]

머니투데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인 가스프롬/ⓒ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이번엔 이탈리아로 보내던 천연가스 공급을 끊었다. 에너지를 무기로 일부 국가의 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서방을 옥죄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엔 이탈리아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기업인 에니(Eni)는 지난 1일부터 러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인 가스프롬으로부터 천연가스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니는 이탈리아에서 러시아산 가스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기업으로, 이번 가스 공급 중단은 4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가스프롬은 텔레그램을 통한 성명에서 이번 가스 공급 중단은 오스트리아의 규제 변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가스프롬은 오스트리아를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 이탈리아에 가스를 공급하는데 관련 규정이 바뀌어 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이탈리아 최대 에너지 기업 에니가 운영하는 주유소/ⓒ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오스트리아에는 가스를 계속 보내고 있어 가스프롬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수입하는 오스트리아 에너지 업체인 OMV는 가스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하면서 유럽 국가는 에너지 안보에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앞서 폴란드와 불가리아, 프랑스 등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최근엔 노르트스트림1과 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에서 누출 사고가 발생해 긴장감이 극대화됐다.

최근 이탈리아 총선에서 압승한 친러 성향의 극우 정권이 이번 가스 공급 중단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 겨울 에너지 위기가 닥치면 이탈리아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등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의 대러 제재 전선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머니투데이

이탈리아 새 총리로 유력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당 대표/ⓒ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새 총리로 유력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당(Fdl) 대표가 차기 정부 첫번째 과제로 에너지 위기 대응을 꼽았기 때문이다. 멜로니 대표는 "유럽 주요 국가들은 EU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며 "이탈리아도 국익 수호를 최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이탈리아는 연간 가스 수입량의 40% 이상이 러시아산이었으나 최근 이 비율이 10% 가량까지 낮아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에니는 지난달 발표한 2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최근 알제리·이집트·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신규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5년까지 러시아로부터 연간 가스 수입량(200억㎥)을 완전히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