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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인터뷰]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 “택시대란 열쇠는 기사 수입… 월급 400만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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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이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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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 올려도 기사들 안 돌아온다. 월 350만~400만원 안정적으로 벌고, 고용 탄력성 높여야 기사들 돌아오고 택시 대란 해결할 수 있다.”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는 “택시 대란은 20년 전부터 늘 있었는데, 최근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심화된 것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2대째 택시 사업에 종사하는 택시 업계 전문가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삼성물산, 삼성전자를 거쳐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택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동시에 모빌리티 서비스 ‘진모빌리티’를 운영 중인 정보기술(IT) 전문가다.

이 대표는 지난 2020년 5월 ‘진짜 모빌리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진모빌리티를 설립했고, 그해 12월에는 아이엠(i.M)택시 브랜드를 론칭했다. 아이엠택시는 20~30대 젊은층과 직장인에게 인기가 높다. 편한 서비스와 승차 거부 없는 빠른 콜 서비스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 진모빌리티 사옥에서 이 대표를 만나 택시 산업과 아이엠택시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아이엠택시는 이상적인 모빌리티(Ideal Mobility)의 영어 약자로 만든 브랜드로, 소문자 i는 사람 형상을, 대문자 M은 자동차를 뜻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사람과 모빌리티를 이어주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문제가 되고 있는 심야 택시 대란과 관련해 “택시 요금 현실화와 택시 기사들에 대한 고용 탄력성이 확보돼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택시 기사들이 배달과 대리 기사로 떠났다고 하는데, 실제 택시 기사들은 나이가 많아 배달과 대리로 옮긴 경우가 많지 않다”라며 “택시 업계로 젊은층이 유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인력이 코로나19로 줄어든 수입에 버티지 못하면서 택시 대란이 가중된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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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택시는 11인승 이상 대형 택시를 활용해 기본요금 4000원, 탄력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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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배달, 택배, 대리 기사로 일하면 월 300만~40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 택시가 이런 업종과 인력 확보 경쟁을 펼치려면 택시 기사로 일해도 그 정도 돈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수입이 보장됐다면 고용 탄력성을 확보해 원하는 시간에 근무하고 쉴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젊은층이 택시 산업에 유입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택시 기본요금 결정권을 지자체가 갖고 있는 만큼 공공성을 담보로 한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택시 기본요금 인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도하게 택시 요금을 올릴 경우 중장기적으로 택시 산업 전체가 고사할 수 있다”라며 “택시 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과 요금 인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택시 기본요금을 올리면 택시 업체 사장들 배만 불린다는 비판에 대해 “기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1000원 올렸지만, 이는 택시 산업을 정상화하는 데 필요한 보전적인 성격의 인상이다”라며 “택시 기본요금 조금 더 올린다고 해서 택시 회사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주장은 업계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라고 했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아이엠택시는 대형 택시와 탄력 요금제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기사들의 수입을 보전하고 있다. 동시에 택시에서 발생하는 수입 전체를 회사가 취합해 성과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하는 전액 관리제로 택시 산업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아이엠택시의 경우 월 기본급여로 200만원을 지급하고, 수입에 따라 성과급으로 나머지를 충당한다”라며 “전체 기사 평균 급여는 월 350만원 정도로 기존 회사 택시 대비 2배 정도 높다”라고 했다. 아이엠택시는 올해 말까지 전체 기사 평균 급여 4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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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 진모빌리티 사옥에 설치된 아이엠택시 교통 상황판 모습. /윤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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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아이엠택시가 불러온 택시 서비스 개선 바람이 택시 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택시 서비스는 3대 요소로 구성되는데, 자동차와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은 투자하면 쉽게 개선할 수 있지만 핵심은 기사들의 서비스 개선이다”라며 “아이엠택시는 하루 8시간씩 4일간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고, 승객들의 평가 등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아이엠택시의 장점으로 기사들의 젊음과 친절함을 꼽았다. 이 대표는 “기사들의 평균 나이가 48세로 기존 택시보다 낮고, 전체 기사의 75%가 기존 택시 운행 경험이 없다”라며 “기존에 택시 운행을 해보셨던 분들도 아이엠택시를 운행하면서 고객들에게 좋은 대접 받으니, 스스로가 더 친절해지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아이엠택시 수를 늘리는 게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손님이 불러서 아이엠택시가 도착하는 데까지 평균 5분 30초가 걸리는데, 택시 수가 많아지면 이 시간을 3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라며 “현재 택시 면허 1200개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2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라고 했다.

수도권 중심의 아이엠택시 서비스를 2~3년 이내에 가맹 형태로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아이엠택시는 현재 수도권에서 직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2~3년 이내에 전국에 가맹 형태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택시 기사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가져가고, 손님들도 필요할 때 편안한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이엠택시의 목표다”라고 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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