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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마약, 구하면 구해진다.. SNS로 깊숙히 뻗친 '검은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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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스파이크'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된 날
10만명분 필로폰 원룸에 숨긴 조직 검거


파이낸셜뉴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동남아시아에서 밀수입한 필로폰을 미리 마련한 타인 명의 원룸에 보관하며 수도권에 유통시킨 피의자 등 9명을 검거하고 그중 3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화장실 천장에 은닉한 2.4kg 필로폰을 꺼내놓은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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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4년간 마약범죄의 발생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량의 마약 거래와 연예인의 자발적 투약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만한 굵직 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마약의 유통이 다변화되는 현상이 마약범죄의 발생빈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범해진 마약범죄, 연평균 7.5%씩 늘어


파이낸셜뉴스

필로폰 투약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가수 돈 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가 28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9.2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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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찰청이 제공하는 '경찰범죄' 통계에 따르면 마약범죄 발생건수는 2018년에 6513건, 2019년에 9186건, 2021년에 8088건 순으로 발생했다. 마약범죄 발생건수가 최근 4년간 연평균 7.5%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통되는 마약의 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9명을 검거했는데, 이 과정에서 97억원 상당의 필로폰 2.9kg을 압수했다. 이는 9만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남성신 마수대 2계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로폰 2.9kg이란 중량은) 지난해 서울경찰청 마수대의 1계가 압수한 필로폰 양과 비슷한 수준에 해당한다"며 "대규모 필로폰 유통을 조기에 차단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예인 등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마약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노원경찰서는 이날 마약류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작곡가 겸 가수 돈 스파이크(45·본명 김민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4월부터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지인들과 수차례에 걸쳐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씨를 검거할 당시 그가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30g도 압수했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약 1000회 투약분에 달한다. 돈 스파이크는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서울용산경찰서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남태현씨와 인플루언서 서민재씨를 불러 모발 등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기도 했다.

SNS로 마약유통, 던기지 수법까지 지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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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남성신 마약범죄수사1계장이 동남아시아 밀반입 필로폰 판매 일당 검거 관련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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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관련 사건이 늘면서 경찰은 단속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8월부터 오는 12월까지 5개월간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며 서울시내 주요 유흥업소 밀집지역을 상시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실제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1일부터 1개월 동안 클럽·유흥업소 주변을 집중 단속해 440명을 검거하고 63명을 구속하는 성과를 올렸다.

다만 단속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약 범죄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배경에는 유통과정이 지능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 유통책들은 SNS를 활용해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종전까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일변도적인 판로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통한 판로의 다변화하는 꾀하는 모양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최근 마약범죄의 유형을 보면 SNS를 통한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SNS 중 텔레그램을 이용하면 대화 기록을 삭제할 수 있어 범죄사실을 은폐하고자 하는 마약유통범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던지기 수법이란 마약 구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판매자가 사전에 약속한 제3의 장소에 마약을 감춰놓고 최종 구매자(투약자)가 직접 찾아가도록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주만 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은 "마약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마약 자체에 접근하지 않는 데 있다"며 "이를 위해선 예방 교육과 함께 기존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경찰이 마약사범을 검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예방과 치료를 담당할 유관기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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