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두바이 항공권 가격 14배 폭등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8일(현지시간) 동원령에 따라 소집된 한 청년이 가족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동원령 이후 러시아를 떠나려는 사람들이 폭증하면서 경제제재에서 자유로운 두바이로 떠나려는 이들이 폭증하고, 이에따라 항공권 가격 역시 폭등하고 있다. 타스연합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CNBC가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우크라이나 전쟁 확전을 위해 동원령을 내리면서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의 해외 도피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팬데믹 이후 줄어든 항공편이 조종사 부족 등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제제재로 서방 항공사들이 러시아를 떠난 가운데 경제제재에서 자유로워 러시아인들이 여전히 이동하기 편리한 두바이가 도피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5시간 비행에 720만원

CNBC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두바이로 가는 여객기의 이코노미석 항공권 가격은 1주일전 350달러 수준이던 것이 지금은 5000달러(72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14.3배 폭등했다.

약 5시간 비행에 720만원을 들여야 하게 됐다.

UAE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플라이두바이 등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28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모스크바에서 두바이로 가는 편도 이코노미석 항공권 가격은 2577~4773달러 사이다.

러, 월급 평균 2.5배

스태티스타 닷컴에 따르면 가장 싼 값인 2577달러짜리 항공권도 러시아인들의 평균 월급 965달러의 2.5배가 넘는다.

또 러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두바이로 가는 이코노미석 항공권은 2600달러 수준이었다.

에티하드항공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UAE 아부다비로 가는 편도 이코노미 항공권 가격도 3000달러 수준이었다.

이보다 가격이 낮은 항공권도 있지만 이 역시 이전에 비하면 대폭 가격이 올랐다.

아제르바이잔 경유 항공권도 3배 폭등

아제르바이잔을 거쳐 두바이로 가면 조금 더 싸지만 이전보다는 역시 큰 폭으로 값이 뛰었다.

모스크바에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를 거쳐 두바이로 가는 아제르바이잔항공의 이코노미석은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출발하는 항공편 가격이 988~1040달러였다.

러시아 동원령 이전에 비해 값이 세 배 폭등했다.

"러시아인들 자취를 감추고 있다"

리스크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의 이언 브레머 최고경영자(CEO)는 트윗에서 "러시아인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머 CEO는 자신의 트윗에 항공 운항 현황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닷컴 동영상도 함께 올렸다. 이 동영상은 지난 수일간 러시아를 떠나는 항공기들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 제트기도 동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은 개인 제트기도 동원하고 있다.

역시 가격이 이전보다 치솟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 러시아인들이 개인 제트기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2만~2만5000파운드(약 3079만~3850만원)를 지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개인 제트기 업체 대표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내 개인 제트기 수요가 50배 폭증했다면서 가격 역시 수 배는 뛰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