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두 달만에 또 교사·학생의 성관계, 성범죄 아니라는 한국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문가, 미성년자 대상 그루밍 성범죄 실효적 처벌 강조

2020년 5월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 만13세 미만 규정 강화

만13세 이상 16세 미만 의제 강간죄 규정 확대는 미지수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지난 7월 25일 대구 고등학교 기간제 여교사가 같은 학교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공분을 산 가운데 28일에는 충북 중학교 기간제 남교사가 재학 중인 여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약 두 달 만에 교사와 학생 간 성관계를 맺은 사건이 재발됐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충북도교육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도내의 한 중학교 기간제 교사 A(남)씨가 지난 7~8월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다니는 3학년 여학생 B양과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B양은 같은 학교 후배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담임교사 등이 B양과의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피해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학교 관계자는 “A교사가 여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을 인정했다”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해당 중학교는 지난 27일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고,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B양과 분리 조처했다. B씨는 현재 휴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25일에는 대구 북부경찰서가 여교사 C씨 남편의 신고로 사건을 접수해 수사를 시작했다. C씨는 학교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이 학생 성적조작에 관여한 의혹(아동복지법·업무방해)을 받고 있다.

C씨와 피해 학생인 D군은 만나는 과정에서 위협이나 강압이 없었다고 진술했고, 보호자 역시 A씨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경찰에 밝혔다. D군이 만 17세라 만 16세 이하에 해당하는 미성년자 의제강간(당사자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 가능) 혐의를 적용할 수 없는 점도 관건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C씨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 6일 검찰에 송치했다.

이데일리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달아 발생한 교사와 학생 간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루밍 성범죄’ 처벌의 허점을 지적한다. 그루밍 성범죄는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지배한 후 성적 착취 등을 일삼는 것으로 은폐를 위한 회유와 협박도 이에 해당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7월 26일 KBS ‘크리스탈마인드’에 출연해 대구 여교사 사건과 관련, “제자가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만 18세까지 보호하는 아동복지법이 적용돼야 처벌받을 수 있다”며 “아동복지법상 성 학대가 처벌 수위가 가장 높지만, 재판부 판례상 아동복지법을 잘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즉, 피해자가 현재 고등학생이므로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가 적용되는 만13세 이상 16세 미만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형법상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는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동의를 구했더라도 성관계 등을 했을 시 간음 또는 추행의 죄가 성립한다. 2020년 5월 19일 미성년자 의제 강간규정에 ‘13세 미만은 당연히 처벌’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이 교수는 “비슷한 사건에서 무혐의가 난 사건도 있다. 둘이 사랑하는 관계여서 교사와 학생 간의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해 범죄로 성립이 안 된 판례가 있다”며 “그때 인용한 것이 13세 미만 형법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울 변호사 역시 지난 8월 1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피해자가 이미 만 16세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아 미성년자 의제 강간죄 적용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에 대해서도 “만일 피해자가 ‘정말 진지한 의사로 성관계에 동의했다’ ‘나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존중해달라’고 나오게 된다면 처벌받을 가능성도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수호 변호사는 “심리적으로 취약하고 미성숙한 아동과 청소년이 심리적 지배상태에 쉽게 빠질 수 있다. 수사와 재판에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며 “실효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