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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북 경색’ 이유로… 北 억류자들 송환 손 놓은 尹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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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 걸고도 소극 대응

억류 6명 10년간 생사도 모르는데

통지문 발송·실무 접촉 제의 ‘전무’

“남북회담이라도 열려야…” 뒷짐

자국민 보호의무 회피 비판 나와

“北에 지속적 문제 제기 필요” 지적

北인권재단 출범 촉구 목소리도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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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을 대북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 윤석열정부가 북한 내 한국인 억류자 6명(김정욱·김국기·최춘길·고현철 등)의 송환 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윤 정부가 남북관계 단절을 이유로 대북통지문 발송이나 실무접촉 제의 등 기본적인 조치마저 시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한 내 우리 국민 억류자는 10년 가까이 생사도 파악되지 않고 있어 송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응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북측에 억류자 송환을 끊임없이 요구해 정부가 이 문제를 남북관계의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음을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정부가 억류자 송환을 위해 북한에 취한 조치는 아직까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다. 대북 성명서 발표나 통지문 발송 등도 하지 않은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윤 정부 출범 이후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직접적으로 취한 조치는 없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남북회담이 열리고 나서야 송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상태에서는 세우기 힘들다”고 전했다.

윤 정부는 남북관계 단절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남북이 대치 국면으로 흐르는 현 상황에선 억류자 문제 해결을 모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북한은 실제로 우리 정부가 지난 5월 발송한 보건·방역 협력 제의 통지문과 지난 8일 발송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안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회담이 재개되면 억류자의 생사 확인과 송환 문제를 우선적인 의제로 북측에 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관계 악화를 이유로 억류자 송환 조치를 취하지 않는 건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장은 “북한이 접수하지 않더라도 통지문을 발송하면 북한은 이에 따른 내부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남북 대화가 열리면 (억류자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국민에 대한 보호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이 답을 안 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북한에 억류자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야 한다”며 “억류자 문제를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주의를 환기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면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태도는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을 주요 국정 목표로 삼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 문재인정부 때 인도적 문제 등 남북 간 해결돼야 할 중요한 문제가 방치됐다고 진단하며 ‘억류자 송환’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지난 5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억류자 문제에 대해선 제가 인권에 대해 굉장히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북한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사단법인 북한인권 등 북한인권단체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인권재단은 북한인권법 제정 목적인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조속한 재단 발족을 요구했다. 북한인권재단은 북한인권 증진과 관련한 실태조사와 연구, 정책개발 수행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민주당이 이사 추천을 하지 않으면서 출범이 6년째 지연되고 있다.

김병관·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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