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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거센 반대' 속 아베 국장 부도칸서 엄수…기시다 "용기있는 사람"(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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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리본 배지 안치…기시다 추도사 "납북 일본인 각별히 관심"

부도칸 밖 반대시위 지속…국장 반대자들 사이 난투극도

뉴스1

27일 오후 2시 일본 도쿄의 부도칸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유해가 도착하며 엄숙한 가운데 아베 전 총리 장례식이 시작됐다. 이번 장례는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서거 이후 50여년 만에 치러지는 일본국 국장(國葬)이다. 이 자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 200여개 국가에서 파견한 정상급 조문 인사가 참석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7월 선거 유세 도중 사제 총으로 피격 당해 사망했다.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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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김예슬 이유진 기자 =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이 27일 오후 2시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국장으로 엄수됐다.

지난 7월8일 선거 유세 도중 흉탄에 맞아 숨진 아베 전 총리의 가족장은 이미 치러졌다. 국장은 두 달을 훌쩍 넘겨 고인이 사망한 지 81일만에 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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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도쿄의 부도칸 앞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남편의 유골함을 두 손으로 들고 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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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는 고인의 유골함을 안고 차량 뒷좌석에 탑승해 1시26분 시부야구 자택을 출발했다.

자택에선 자위대 의장대 20여명이 출발을 배웅했다. 아키에 여사가 탄 차량은 방위성을 거쳐 국장이 거행되는 부도칸에 도착했다. 아키에 여사는 부도칸 앞에 내려 장례위원장인 기시다 총리와 마주 보고 고개 숙여 인사를 나눴다.

자위대 음악대가 장송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기시다 총리가 앞장서서 부도칸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아키에 여사는 유골함을 들고 기시다 총리를 뒤따라 안으로 걸어갔다. 자위대는 조의의 뜻을 담아 19발의 조포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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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도쿄의 부도칸 내 마당에서 일본 지상 자위대 요원들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에 맞춰 조포를 발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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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이 시작되고 유골은 아키에 여사와 기시다 총리를 거쳐 제단 위로 옮겨졌다. 앞줄에는 아키에 여사와 함께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 등이 자리했다. 일본 왕실에서는 후미히토 왕세제 부부를 비롯한 7명의 왕족들이 나와 조의를 표했다.

이후 장례식 부위원장인 마쓰노 관방장관이 유골을 향해 두 번 고개를 숙인 뒤 개식사를 했다. 국가 연주와 묵념이 이어졌고, 아베 전 총리의 생전 활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서 기시다 총리와 중의원·참의원 의장, 최고재판소 장관 등 3권의 장이 추도사를 했다. 아베 전 총리의 친구 대표로는 제2차 아베 정권에서 관방장관을 맡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추도사를 맡았다.

추도사에서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 29년 전 제40회 중의원 의원 총선거에서 함께 당선된 정치 입문 동기임을 언급하면서 그가 안보와 외교, 경제, 사회 측면에서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했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 억지력을 비약적으로 강하게 했으며, 아울러 미국과 인도, 호주와 함께 안보 협의체 '쿼드'의 골조를 만든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영어로 "커리지 이즈 두잉 왓 이즈 라잇(Courage is doing what is right)"이라고 하며 "아베 씨, 당신이야말로 용기 있는 사람이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이후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아키히토 상왕 부부가 보낸 대리인이 배례를 하고 참석자들이 헌화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은 이런 식순이 과거 총리 경험자들의 장례식을 대부분 답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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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7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부도칸에서 엄수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장례식에서 정부를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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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리본 배지 안치…기시다 추도사 "납북 일본인 각별히 관심"

부도칸에 마련된 제단에는 아베 전 총리가 생전에 착용하던 의원 배지와 함께 납북 일본인 구출 활동을 상징하는 '블루리본 배지'가 함께 안치됐다.

추도사에 나선 기시다 총리도 "무엇보다 북한이 일본 국민을 데려간 납치 사건에 대해 당신(아베)은 의석을 획득하기 훨씬 전부터 강한 분노와 남다른 정의감을 가지고 관심을 깊게 가져왔다는 것을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끝내 데려오지 못한 것은 분명 억울했을 것"이라며 "당신의 유지를 이어 하루하루 천추의 마음으로 기다리는 가족 품에 납북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전 총리가 납북 일본인 문제에 일찍부터 몰두했으며 관방부장관으로 재직하던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방북에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전 총리는 납치 문제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며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그는 사임을 표명한 2020년 8월 기자회견에서 "이 손으로 (납북 일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은 뼈아프기 짝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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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부도칸으로 오른쪽부터 모리 요시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가 차례로 입장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의 장례는 이날 오후 2시 부도칸에서 국장으로 치러진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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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외서 4300명 참석…G7 정상은 전원 불참

이날 국장에는 일본 정재계 인사 약 3600명과 해외 218개 국가·지역·국제기구 인사 약 700명까지 총 4300명이 참석했다.

일본 내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중·참의원 의장, 최고재판소 장관 등 전현직 3권 수장 19명, 전현직 국회의원 700여명, 광역자치단체(도도부현) 지사 40여명 정도고 경제계를 포함한 각계에서 10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불참했으나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이 자리했다.

국장에 참석하는 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이날 오전 지요다구의 도도부현 회관에 모여 버스를 타고 회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출발 전 체온을 재고 금속 탐지기로 검사를 받았다.

◇日아베 추모 '디지털 헌화' 25만 건 넘어

온라인에서는 25만 건이 넘는 디지털 헌화가 이어지고 있다. 헌화 프로젝트 'Offering-Flower' 사이트 홈페이지에는 "우리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조의를 표시하고 싶은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며 "20대와 30대가 중심이 돼 아베 전 총리에게 조의를 표하기 위한 플랫폼을 시작했다"고 적혀있다.

조의를 표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홈페이지를 방문해 무료로 헌화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Offering-Flower' 운영진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헌화 수가 25만 건을 넘었다"며 "디지털 헌화 접수를 오는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당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아베 전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의 메시지가 뜨고, 이후 '헌화하기' 버튼이 나온다. 디지털 헌화와 함께 전송된 메시지는 추후 아키에 여사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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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일본 도쿄에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규탄하고 있다. 시민들이 든 현수막에는 '많은 일본인은 아베의 국장에 반대한다' '그는 267번 거짓말을 했다' 등의 문구가 영문으로 쓰여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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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칸 밖 반대시위 지속…국장 반대자들 사이 난투극도

국장에 대한 강한 반대 여론을 반영하듯 국장 반대 시위도 계속됐다.

국장 반대 사유로는 16억6000만엔(약 165억원)에 달하는 국장 비용을 전액 세금으로 투입해야 하는 점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와 고인의 긴밀한 관계, 국회 동의를 거치지 않은 국장 결정 등이 꼽힌다.

부도칸 인근에서는 오전 11시쯤부터 국장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300명 규모 집회를 열고 국장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일본 국회 앞에서도 야권 인사들과 시민단체 등 1000여명이 모여 국장 반대를 외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부도칸 밖에서는 헌화하러 온 사람들과 국장에 반대하는 이들 간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긴장감이 흘렀다.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구단자카 공원에선 '국장 반대' 플래카드를 든 남성과 헌화를 마치고 나오던 남성 간 난투극이 발생했다.

경찰관이 30여 명이 소동 진압에 나섰다. 헌화를 마친 남성은 국장 반대 시위를 벌이는 남성을 가리키며, "왜 저런 사람을 게이트 안에 넣었나. 경찰은 뭐하는 거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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