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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확률 0.008%인데 일주일에 2번?…경찰 홀인원 보험사기 혐의 168명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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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수본 금감원과 '허위비용 청구' 등 사기 수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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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1. A씨는 남들이 평생에 한번 하기도 힘든 홀인원을 6일 만에 2번 성공했다. 1차 홀인원 성공 후 5일 뒤 새로운 홀인원 보험을 가입했고 바로 다음날 2차 홀인원에 성공했다.

#2. B씨는 홀인원에 성공한 뒤 인근 음식점에서 10여분 내 결제한 두 개의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했다. 이들 두 곳에서 지출한 금액은 무려 305만원에 달했다. 업종과 사용 시간을 고려했을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경찰이 '허위비용 청구' 등 이같은 홀인원 보험사기 혐의자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홀인원 보험사기 혐의자 168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건수로는 391건에 달하고 편취금액도 10억원에 이른다.

홀인원 보험은 홀인원에 성공하면 축하 비용 등을 제공해 주는 상품이다. 최근 골프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보험사와 카드사 등은 홀인원 보험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홀인원에 성공하면 실제 지출한 축하만찬 비용, 증정품 구입비용, 축하라운드 비용 등을 일정 부분 보상해 준다.

통상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0.008%에 불과하다. 주 1회 골프 라운드를 즐긴다고 가정하면 약 57년에 한번 정도 성공하는 셈이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가 평생에 1번 홀인원을 하기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경찰, 허위비용 청구 등 의심사례 금감원서 받아 수사 중

금감원은 일반인의 홀인원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여러 차례 홀인원을 성공하거나, 허위의 홀인원 비용 영수증을 제출하는 등 보험사기 의심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이후 홀인원 보험의 비용 담보를 악용한 보험사기에 대해 기획조사를 실시했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수사를 의뢰했다.

주요 혐의점은 △허위비용 청구 △반복적 보험 가입으로 보험금 집중 수령 △설계사가 주도한 홀인원 보험금 편취다.

허위비용 청구 혐의를 보면 혐의자들은 취소된 카드 영수증이나 허위의 현금영수증 등을 보험회사에 제출하고 보험금을 편취했다. 거액을 짧은 시간 안에 사용했거나,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 곳에서 결제가 이뤄진 영수증을 제출했다.

반복적인 보험 가입으로 보험금 집중 수령의 사례도 있었다. 설계사가 주도한 홀인원 보험금 편취는 동일한 설계사가 모집한 계약자들 또는 설계사와 계약자간 동반 라운딩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홀인원 보험금을 수령한 것을 말한다. 경찰이 밝힌 주요 사례를 보면 한 설계사를 통해 보험계약을 체결한 혐의자 3명은 동반 라운딩을 통해 돌아가면서 홀인원에 성공했다.

◇홀인원 사기 제안이나 의심 사례 적극 제보 당부

경찰은 "금감원과 홀인원 보험사기 기획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에 필요한 사항 등을 사전협의했고 수사 과정에서도 허위 비용 청구 등 구체적인 혐의 입증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자가 캐디 등과 공모해 보험회사에 허위로 발급받은 홀인원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실제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행위도 보험사기에 해당되므로 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 등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므로 보험사기 제안을 받거나 의심 사례를 알게된 경우 금감원 또는 보험사별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적극 제보하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 국수본은 지난 7월4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보험사기 특별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홀인원 보험사기도 특별단속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각 관할 관서를 중심으로 신속히 수사를 진행하고, 수사결과는 금감원과 공유할 계획이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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