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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이스라엘, 검문소에 'AI 로봇 기관총' 설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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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스라엘 검문소 풍경(2009.10.5)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의 검문소에 인공지능(AI) 로봇 기관총을 설치해 사고 우려는 물론 인권 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당국이 최근 서안지구 헤브론시의 검문소에 AI 기관총 한 정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헤브론은 약 2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정착민 800여 명이 거주하는 서안지구 최대 도시로, 양측 주민 간 충돌이 잦은 곳이다.

일명 '스매쉬 기관총'이라고 불리는 로봇 기관총이 설치된 곳은 슈하다가(街)의 검문소로,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빈발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이 총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기관총 제작사인 '스마트 슈터'는 이 총이 AI를 활용한 첨단 화상 처리 기술로 목표물을 자동으로 조준하고 심지어 타깃의 움직임을 예측해 정확히 맞출 수 있다고 홍보한다.

이 총으로 섬광 수류탄과 스펀지탄 등을 발사할 수 있으나 아직 당국은 기관총에 실탄을 장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 단체들은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새로운 군사 기술의 실험 대상쯤으로 여기고 있다고 비난한다. AI 기관총이 자칫 시위대가 아닌 행인을 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헤브론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 이사 암로는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당국은 수백 명이 지나다니는 혼잡한 곳에 이 총을 설치했다"며 "사소한 기술적 오류로 인해 많은 이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 영국 지부에서 군사·안보·정책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올리버 필리-스프라그 국장은 "이스라엘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위 현장이나 검문소에서 비무장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과도한 폭력을 행사해 왔다"며 "AI 기관총은 이런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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