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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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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 한 명도 안 오는 아베 국장'...경찰은 2만 명 동원해 "엄중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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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려
일본 초청대상자 40%가 불참
자민당 현직 의원도 불참 의사 밝혀
한국일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23일 도쿄에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도쿄=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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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강한 반대 여론에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오는 27일 예정대로 실시된다. 초대장을 받은 일본 인사 중 약 40%가 불참하기로 해, 국장 실시를 놓고 국론이 분열된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G7(주요 7개국) 등 주요국 전·현직 정상도 대부분 참석하지 않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강조한 '조문 외교' 성과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다만 아베 전 총리의 사망 당시 부실 경호로 큰 비판을 받은 일본 경찰은 이번 국장 때 2만 명을 투입, 엄중 경계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전·현직 국회의원은 60% 불참"... 국론 분열 드러내


2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국장은 27일 오후 2시부터 도쿄 지요다구 일본무도관에서 열린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인사 약 6,000명에게 안내장을 송부해 총 3,600명으로부터 출석하겠다는 답변이 왔다"고 밝혔다. 해외에선 약 700명이 참가할 예정이어서 참석자 수는 총 4,300명으로 예상된다. 1967년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국장 참석자가 약 6,000명, 1975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의 국민장에 6,400명이 참가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다.

닛칸겐다이는 “국내 초청 인사가 40% 가까이 불참하는 것은 위대한 리더의 국장치고는 아쉬운 인상”이라며 “특히 전·현직 국회의원 중에선 60%가 불출석 의사를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집행부 전원이 불참하기로 했고, 자민당의 무라카미 세이치로 전 행정개혁담당 장관마저 불참을 표명했다. 무라카미 의원은 “법적 근거도 없이 감정론에 휩싸여 갑자기 국장을 결정하게 된 경위도 문제고, 무엇보다 국장을 반대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었으니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불참할 수밖에 없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장 반대가 찬성을 훨씬 웃돌고 있다. 지난 19일 도쿄 요요기 공원에서 열린 국장 반대 시위에는 태풍으로 비바람이 치는데도 1만3,000명이 참가했다. 아사히신문이 아베 사망 후 트위터에 올라온 국장 관련 트윗 총 1,846만 건을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 반대는 473만 건, 찬성이 94만 건으로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조문 외교도 성과 불투명... G7 정상 모두 불참


기시다 총리가 국장 실시 이유 중 하나로 든 해외 인사의 ‘조문 외교’도 빛이 바랬다. 218개국에서 700명이 출석 예정이지만 이 중 101개국은 주일대사가 참석할 계획이다. G7 정상 중 참석 예정자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한 명뿐이었는데, 그마저 캐나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때문에 불참한다고 25일 발표했다.

미국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방일 후 한국에 들러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다. 일본 정부가 방일 의사를 타진했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나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불참한다. 우리나라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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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전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에서 일본 경시청 소속 수사원과 소방 당국자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에 반대하는 한 남성이 근처에서 몸에 불을 붙이는 사건이 벌어졌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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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베 전 총리 피살 당시 경호를 제대로 못 해 큰 비판을 받았던 일본 경찰은 이번 국장에 2만 명을 동원해 엄중 경계 태세를 펼친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 ‘쿼드 정상회의’ 당시 동원됐던 1만8,000명을 웃도는 것이다. 국장 당일에도 여러 반대 시위가 예정돼 있고 일본무도관 근처 공원에는 일반인용 헌화대도 설치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시청 간부는 "이번 국장이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만전을 기하겠다"고 통신에 밝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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