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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XX들’ 논란···이준석은 왜 조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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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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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조용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중이던 지난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참석을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한 말이 논란이 되면서 여야 정치인들이 한마디씩 하는 것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중 ‘XX’라는 표현이 이 전 대표가 전해 들었다던 표현과 같아 주목되는 상황에서 뜻밖의 침묵이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구태여 나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비속어가 국내에서 논란이 되기 시작한 22일부터 이날까지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지난 22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은 글이 전부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가처분 답변서나 여러 가지 자료들을 자세하게 읽어보느라 하루 종일 종이를 보고 있어서 그런지 눈 건강이 요즘 너무 안 좋아서 SNS를 자주 확인 못하고 있다. 문의에 답변을 못 해도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대통령실 해명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박진 외교부 장관을 향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000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000’은 대다수 언론이 ‘바이든’(미 대통령)이라고 보도했지만 대통령실과 여당 일부 의원들은 ‘날리면’이라고 주장했다.

이 중 ‘XX들’이라는 비속어 표현은 이 전 대표가 전해 들었다던 표현과 같아 이 전 대표의 입에 관심이 모였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선거 과정 내내 저에 대해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그게 입에 배서 이 전 대표한테도 튀어나온 것 아니겠나”라고 추측했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발언에 신빙성을 더할 수 있는 기회지만 침묵을 택한 것이다.

이 전 대표로서는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아 여론전에 가세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지난 23일 <일요신문>과 인터뷰에서 “시간은 이준석의 편이라고 이 전 대표는 생각하고 있다”며 “이렇게 콘텐츠가 없는 정당이라면 ‘언젠가는 내가 다시 주류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 자제는 오는 28일 예정된 당 윤리위 개최를 고려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윤리위는 지난 18일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하며 그 사유를 “당원, 당 소속 의원, 당 기구에 대한 객관적 근거 없이 모욕적, 비난적 표현 사용 및 법 위반 혐의 의혹 등으로 당의 통합을 저해하고 당의 위신을 훼손하는 등 당에 유해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 발언을 비판한다면 윤리위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운명이 걸린 법원의 가처분 심문 대응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과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당헌 개정 전국위원회 결정 효력 정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비대위원 6명 직무집행 정지 등 3~5차 가처분을 신청해둔 상태다. 가처분 심문기일은 오는 28일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신동아>와 인터뷰해 23일 보도된 기사에서 ‘차기 대선에 도전하나’라는 질문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외치를 모르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외치는 직관의 영역이다. 발생하는 일에 임기응변을 잘하느냐의 문제다. 모두에게 적이 되지 않으려는 외교와 친구를 만드는 외교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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