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변동성 억제 목적, 日 행동 이해"
단 "美는 외환 개입 관여하지 않아"
美, 24년만 최악 엔저 '예외적 상황' 인정한 듯
'킹달러' 속 다른 나라에 미칠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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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심각한 엔저(엔화 가치 하락)를 진정시키기 위해 24년 만에 ‘외환 개입’에 나선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이를 용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니케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측은 “일본 당국은 환율 개입이 최근 엔화 변동성 고조를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우리는 일본의 행동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가 일본의 외환 개입을 용인한 것이라고 니케이는 해석했다. 다만 미국 재무부는 일본의 이번 외환 개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본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에 나선 사실상 ‘환율 조작’이 미국 측의 이해를 얻을 수 있는지 여부가 주목되던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니케이는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환율 개입은 주요 7개국(G7)의 동의를 구해야 가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앞서 미국 재무부도 지난 6월 ‘외환 정책 보고서’에서 ‘환율 개입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며 달러화 초강세에도 각국의 인위적인 환율 조정은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날 일본은행이 24년 만에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한 것을 계기로 엔·달러 환율이 장중 146엔대까지 치솟는 등 일본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을 미국이 ‘예외적인 상황’으로 인정했음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일본이 보유한 달러를 ‘독자’ 외환 개입의 실탄으로 활용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일본의 외환 보유고는 현재 1조3300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며, 대부분이 미국 달러로 채워져 있다.
그러나 일본이 달러를 내다 파는 방식의 추가적인 외환 개입을 계속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이 풍부한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나 한 번의 외환 개입에 막대한 달러가 소요된다는 점은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이 일본의 인위적인 외환 시장 개입을 용인한 것이 다른 나라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현재 달러화 초강세, 이른바 ‘킹달러’로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대부분 하락해 고물가를 부추기는 등 경제적 타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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