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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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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中 연표 왜곡 뒷북 대응 사과..."중국 측 믿은 명백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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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동방길금-한중일 고대 청동기전'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16일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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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일 고대 유물 특별전을 개최하면서 한국사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삭제한 것을 두고 국립중앙박물관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0일 오후 발표한 사과문에서 "중국 측에 항의해 긴급 연표 철거 등의 조치를 취했다"면서도 전시 후 50여일이나 지난 시점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연표 왜곡을 인지한 점에 대해 "이는 그간 중국 측의 신뢰만을 믿었던 우리 관의 명백한 실수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기에, 책임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으로서 국민 여러분의 어떠한 질책도 받아들이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시 내용이 당초 합의와 다를 경우, 전시품을 회수하는 조항을 명확히 담도록 '우리 문화재 국외전시 표준 협약서'를 보완하고 호송관의 임무에 전시 내용을 확인하는 임무를 강화하도록 국립박물관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현지 공관과 전시 관련 업무 협조 체계를 구축해 이러한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서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함께 지난 7월부터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개최했으나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삭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 방역 등의 문제 때문에 국립중앙박물관 호송관이 현지를 방문하지 못 했고 직원이 현장을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도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항의한 후 중국 측이 연표를 철거했으나 공식 사과나 연표 자체의 수정은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중국 측이 공식 서한을 보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라고 에둘러 밝혔으나 명확한 사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또 중국 측에 공식 서한을 보내서 재발 방지책 마련과 신뢰 훼손을 회복하기 위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직원 2명을 현지에 파견하려고 준비 중이다. 방역 절차나 전시 종료일(내달 9일)이 가까워진 점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당장 한국 유물을 철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유물은 당초 계획대로 돌려받되 재발 방지책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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