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값 상승에 탄자니아·보츠와나 등 석탄 수출 개시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주로 캐슈너트를 취급했던 탄자니아의 음트와라 항구가 석탄을 실은 선박으로 북적대고 있다.
동아프리카에 있는 탄자니아는 전통적으로 발전용 석탄(연료탄)을 주로 이웃 내륙 국가들에 수출했다. 석탄을 탄광에서 600㎞ 이상 떨어진 음트와라 항구로 실어나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석탄 가격이 치솟자 상황이 달라졌다.
EU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탄을 수입할 수 없게 되자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석탄을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그동안 연료탄의 70%가량을 러시아로부터 들여왔다.
탄자니아의 한 탄광업체는 "유럽 업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며 "그들은 매우 좋은 가격을 지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음트와라 항구 관계자에 따르면 탄자니아산 연료탄이 처음으로 선적된 지난해 11월 이후 석탄을 실은 선박 13척이 음트와라 항구를 떠났다.
탄자니아 당국은 올해 석탄 수출이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석탄 산지와 음트와라 항구를 연결하는 철로를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남아프리카 내륙 국가인 보츠와나도 상황이 비슷하다. 이전엔 석탄의 해상 수출을 생각해볼 수 없었지만, 석탄값이 오르자 인근 국가의 항구를 이용해 석탄을 해상으로 수출하고 있다.
심지어 바닐라 주산지인 마다가스카르까지 석탄 수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 석탄 개발을 추진 중인 한 회사의 대표는 "현재 가격이라면 마다가스카르 역사상 처음으로 석탄 수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그 밖의 지역의 국가들이 이같이 먼 지역의 석탄도 사들임에 따라 석탄의 해상 운송량도 크게 늘었다.
선박 중개업체 브래머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연료탄의 해상 수입량은 7월에 9천780만t으로 작년 동월보다 9% 이상 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U 국가들이 석탄 수입을 늘리고 당초 폐쇄하기로 했던 석탄 화력발전소도 가동을 재개하면서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이라는 과제는 일시적으로 뒷전이 됐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유럽 정부는 이에 대해 일시적인 변화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에너지 위기가 얼마나 오래가는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보츠와나 탄광업체인 마이너지는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 석탄 시장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너지 측은 "전쟁발 에너지 위기로 석탄이 믿을 만한 에너지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U 국가들이 기피한 러시아산 석탄은 중국이 계속 사들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량은 지난달 854만t으로 작년 동월보다 57% 급증했다. 이로써 지난 7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742만t)를 경신했다.
중국 전력회사들이 무더위 속에 급증하는 냉방 수요를 충족시키려고 석탄 수입을 늘리면서 러시아산 수입도 증가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에너지난에 부활한 독일 하이덴 석탄화력발전소 |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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