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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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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친러 트로이목마' 논란 속 헝가리 제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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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위, 부패 들어 10조4천억원 지원 중단 제안

내부서 대러제재 물타는 오르반 정권에 압박 속도

연합뉴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헝가리가 반부패 개혁을 위한 조치를 할 때까지 헝가리에 할당된 75억 유로(약 10조4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조치는 EU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인 헝가리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내부에서 사실상 지원한다는 논란 속에 나온 강경책으로 주목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요하네스 한 예산 담당 EU 집행위원은 18일(현지시간) 취재진에 이 같은 집행위 방침을 밝혔다.

EU는 국수주의 성향 지도자인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정부가 법치를 훼손하고 EU 자금을 이용해 측근을 부유하게 만든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면서 헝가리에 반부패 개혁안을 요구해왔다.

헝가리는 의회가 다음 주에 공공조달 투명성 결여와 관련된 EU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일련의 법안에 투표할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입법 절차를 더욱 투명하게 만드는 조치와 EU 자금 사용을 감시하기 위한 독립적인 반부패 감시기구의 설립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집행위원은 이에 대해 "우리가 헝가리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중대한 개혁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헝가리가 EU의 우려를 해소할 조치 이행과 관련해 내달 19일까지 "완전히 보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집행위 제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EU 이사회에 있다.

오르반 정권은 그간 법치, 인권 등에 대한 EU의 권고를 사실상 무시해왔고 우크라이나전 대응에서도 어깃장을 놓았다.

AFP 통신은 헝가리가 EU와의 갈등 해소를 위한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게 경제 여건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헝가리는 통화 가치가 기록적으로 떨어지고 물가도 전례 없을 정도로 치솟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는 이날 헝가리의 친러시아 행보를 다시 한번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자산 동결을 질질 끄는 등 러시아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되풀이됐다.

디디에 렝데르 법무 담당 EU 집행위원은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EU는 145억 유로(약 20조1천억원) 상당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지만, 이중 헝가리 기여분은 3천 유로(약 416만원)를 조금 넘는 데 그친다면서 "우리는 헝가리에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장 밖 전쟁의 중심축인 대러시아 제재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헝가리에 대한 강경책을 촉구한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도은이날 트위터에서 헝가리를 "유럽 납세자를 희생시켜 EU의 붕괴를 노리는 트로이 목마"로 맹비난하고 EU의 자금 지원을 반대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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