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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박정규의 작살]김동연의 인재술(人才術)…‘판도라 상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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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김동연 페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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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1.혼란을 진압하고 천하통일이라는 대업을 이루고자 했던 조조(曹操)는 중국 삼국시대에 가장 걸출한 정치가, 군략가, 지략가로 평가받으면서도 교활한 책략가라는 비난도 동시에 받아온 인물이다. 상황에 따라 영웅의 얼굴을 보이다가도 순간 간웅의 얼굴로 변하는 조조를 두고 사람들은 속을 알 수 없는 음흉한 인물라고 한다. 하지만 조조를 간웅이라며 비난하는 사람도 재능이 있는 인재라면 누구든 데려다 쓰는 조조의 개방적인 인재술에 대해서만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인재를 아꼈던 조조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라면 몸을 굽힐 줄 알았으며, 조조의 이런 면을 알아본 많은 인재들은 그를 따랐다. 그 인재들 덕분에 조조는 천하를 호령하는 한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모든 싸움의 시작과 끝은 사람이다. 재능을 갖춘 인재가 옆에 있다면 어떤 싸움도 두렵지 않다. 사람 귀한 줄 알았던 조조는 깍듯이 인재들을 대접했고, 인재들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높이 평가해 준 조조에게 충성을 다짐하며 휘하로 몰렸다. 능력만으로 사람을 등용했던 조조의 인재술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아침을 알리지 못한 닭도 지난 잘못을 메우고 다시 한 번 울고 싶은 법'이라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품행이 좋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그것에 얽매여서는 안 되며,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중시하는 조조의 태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곁으로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2. 경기도청에 인재술 고수가 숨어있다. 바로 염태영 경제부지사다. 그가 인재술 고수라는 별칭을 받은데는 이유가 있다. 능력만 보고 품행을 보지않은 도태호 수원제2부시장 임명이 바로 그것이다. 조조다운 처세다. 염태영 경제부지사는 수원시장으로 재임할 당시인 전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이던 고(故) 도태호씨를 2017년 1월 수원제2부시장으로 임명했다. 수원컨벤션센터, 영흥공원 등은 수원시가 사활을 건 현안사업이다. 하지만 벽은 뚫리지않았다. 도태호로 막힌 행정을 풀기위해서다. 당시 도태호 부시장은 국토부 기획조정실장 시절 강남 한 유흥주점에서 민간 건설업체 대표 3명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접대받은 혐의로 사표를 낸 상태였다. 염 시장은 그가 흠결이 있는 사람이라는 주위의 만류와 발발에도 수원과 국토부 연결고리 적임자로 생각했다. 도 부시장이 발령나자 언론·시민단체가 반발했다. 염 시장은 이에 굴하지않았다. 밀어부쳤다. 결국 현안사업은 모두 해결됐다. 이 사건은 당시 염태영 수원시장 대표적인 ‘용병술(用兵術)’로 꼽힌다. 재능있는 인재를 곁에 두고 막혔던 수원 대형사업 흐름을 돌파한 인재술였다.

#3.선거가 끝나면 캠프인사는 점령군처럼 하나 둘씩 경기도로 입성한다. 문제가 되는 캠프인사는 5급이하 실무자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산하단체장이나 고위 임원급을 의미한다. 산하단체장이나 고위직은 보은·측근으로 임명하면 안된다. 실력과 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정도로 충성하는 사람들로 채워야한다. 그래야 성공이 내 손안에 들어온다.

#4. 이민주 김동연 캠프인사가 수원월드컵 경기장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캠프인사의 서막이다. ‘공정채용’ 둑이 무너졌다. 김 지사는 앞서 경제부지사 임명을 했으나​ 그는 국민의 힘 경기도의원과 충돌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루천하’ 이자 김동연 인사 1호 실패작이다. 봇물터진 김동연호 경기도 산하기관장 모집공고가 시작됐다. 경제위기 등 현안이 많은 경기도 빠른 조직 안정으로 위기극복과 성과를 내기 위한 휼륭한 인재 등용이 민선8기의 성공 첫단추다. 경기도 홈페이지를 보고 정리하면 기관장과 고위 임원 공모가 진행중이다. ▷(8.31일공고)경기관광공사 사장. 9.15일까지▷(9.1일공고)한국도자재단 이사장 9.16일까지 ▷ (9.5일공고)경기도장애인체육회상수처장 9.20일까지 ▷ (9.5일공고)경기도사회서비스원장 9.21일까지 ▷ (9.6일공고)경기도시공사 사장(재공고) 9.21일까지 접수 ▷(9.6일공고)킨텍스 사내이사(경영본부장. 사업본부장) 9.21일까지 ▷ (9.8일공고)경기아트센터 사장 9.23일까지 ▷(9.8일공고)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9.23일까지 ▷(9.8일공고)경기도상권진흥원장 9.23일까지 ▷ (9.8일 공고) 경기도교통공사사장 9.26일까지 ▷ (9.14일공고)경기도일자리재단. 이사장. 대표이사. 상임감사 ~ 9.29일까지 ▷ (9.14일공고)경기연구원장. 9.29일까지 ▷(9.15일공고)경기도농수산진흥원 (경영혁신본부장.감사실장, 대외협력관). 9.30일까지 등 13곳이다. 사장과 고위층 임원급이 공모 대상이다.

#5. 김동연 지사가 ‘용산행’을 꿈꾼다는 사실은 이젠 공공연한 비밀도 아니다. 언론과장이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용도변경’됐다는 사실 하나로도 충분하다. 대변인도 어공이다. 언론과장, 신문팀장(원래 어공)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남경필-이재명 시절과 그 전에도 이 자리는 ‘늘공’이 지켜온 자리다. 비서실장은 늘공이고 언론과장은 어공이다. 비서실장은 신선한 충격으로 대외홍보가 됐고, 언론과장은 아직 후임자가 정해지지않아 괴담이 성행한다. 의미가 뭐냐는 지적이 나올수 밖에 없다. 대변인실 자체가 용산행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큰일을 하려면 남보다 지혜로워야 한다. 꼼수가 훤히 보이면 안된다. 김 지사는 현명한 사람들에게서 지혜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의 조직은 지금 그리 대단하지않다. 경기지사 선거전도 이재명 조직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하지만 용산행을 꿈꾼다면 자신만의 사람이 필요하다. 조조가 천하대업을 실현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 자신의 비범한 재능 외에 당대 최고의 '지략가'의 도움이 있었다. 조조가 헌제를 허도(許都)로 모셔와 천자를 옆에 끼고 제후를 호령할 수 있었던 것은 책사들의 지략 덕분이다. 김동연 지사에겐 책사가 필요하다. 새로운물결 창당때 함께했던 ‘전우’의 정(情) 도 중요하지만 경기도지사 재임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제갈공명같은 책략가가 따로 있어야한다. 그가 대권에 도전할 시기에는 나이가 70세가 넘는다. 현재가지 공모로 임명되는 사람을 보면 아직 책략가가 보이지않는다. 용산행은 또다른 링위의 전투다. 지사 선거와 체급이 아주 다르다. 문제는 또 있다. 아직 김동연 브랜드가 안보인다는 점이다. 브랜드가 안보이면 그냥 경기지사로 끝난다. 정치인의 상품은 정책이다. 김동연 이란 단어를 제목으로 기사를 쓰면 뷰가 다른 정치인보다 적다. 그만큼 인지도가 낮다는 의미다. 김동연 지사는 인재 중용에 결단을 내려야하고, 비서실 조직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의 참모진으로 ‘용(龍)의 꿈’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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