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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백종원도 지적한 '수돗물 냄새'…서울부터 사라진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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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아리수 음수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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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얘기하면 향신료, 나쁘게 얘기하면 수돗물 냄새가 나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전골 칼국수를 시식하고 남긴 음식 평가다. 소독약 냄새와 유사한 냄새를 표현할 때 흔히 ‘수돗물 냄새’에 비유한다.

앞으로 서울에선 이런 표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물연구원이 빅데이터 기반 ‘염소 냄새 제어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특허등록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서울물연구원, 잔류 염소 제어 기술 특허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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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수돗물 체험·홍보관 '아리수 나라.' [사진 서울시청]


수돗물을 마실 때 나는 특유의 냄새는 잔류 염소가 원인이다. 수돗물을 정수하는 과정에서 세균·대장균 등 미생물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정수센터·배수지에 염소를 투입한다. 염소 냄새는 수돗물이 수인성 질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증거지만, 특유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물연구원이 개발한 ‘염소 냄새 제어기술’은 상수도 중 잔류 염소 취약지역인 수도꼭지 잔류염솟값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수도관 체류 시간이 길거나 기온변화 등으로 잔류염소가 감소하면 실시간 염소 소모량을 계산해 염소를 투입하거나 제거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수도꼭지 잔류염소 농도를 0.1~0.3㎎/L로 유지하고 있다. 먹을 수 있는 물의 수질 기준(0.1~4.0㎎/L)보다 깐깐하게 관리한다. 염소 농도는 수돗물 냄새는 물론 안전성과도 직결한다. 정수센터에서 생산한 수돗물이 수도관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염소가 휘발하면서 적정 잔류염소 수치에 미달해 수질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염소를 과도하게 투입하면 수돗물 맛에 영향을 준다.



잔류염소농도 정밀 제어…염소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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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뚝도 아리수정수센터. 침전지에 약품과 부유물질을 가라 앉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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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염소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아리수정수센터 운영자가 염소 투입량을 조절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었다. 아리수정수센터에서 가까운 지역은 염소농도가 높아 염소 냄새가 강하고, 정수센터와 먼 지역은 염소농도가 급격히 감소했다.

서울물연구원은 아리수정수센터와 서울 전역 배급수계통에 설치한 525개 수질자동측정기를 통해 실시간 수온·잔류염소·전기전도도를 수집·분석해 지역별 염소소모량을 계산했다. 이와 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별 특성에 맞게 실시간 염소소모량과 염소투입량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서울물연구원이 2020년 3월부터 염소 냄새 제어기술 시스템 효과를 확인한 결과, 수도꼭지 잔류염소 변동 폭이 크게 줄었다. 서울물연구원은 “실시간 수도꼭지 잔류염소를 안정적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며 “수질 자동측정기를 설치한 다른 시도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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