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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스토킹처벌법 시행 9개월…'피해자 위험도' 점수로 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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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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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1.2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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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스토킹 피해자의 위험도를 점수로 산출해 보호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스토킹 처벌법이 지난해 10월 시행된 이후 9개월 지난 가운데 범죄 피해자에 대한 좀 더 면밀한 보호조치를 하기 위한 객관적 근거를 마련해보자는 취지다.

14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스토킹·보복범죄 등 피해자 신변보호와 관련해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 계량화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신변보호(범죄피해자 안전조치)를 요청하면 보호조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진술·자료를 토대로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판단한다. 위험도는 '매우 높음', '높음', '보통', '없음' 등으로 구분된다. 가해자에 대한 위험성은 스토킹 행위 특성, 전과 혹은 현재 연루된 사건, 흉기 소지 여부 등을 토대로 판단한다.

하지만 기존의 체크리스트는 위험도를 계량화하고 있진 않아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11월 스토킹하던 30대 여성을 살해한 김병찬 사건의 경우 피해 여성이 분리 조치와 귀갓길 동행·임시숙소 제공 등 보호조치를 받고 있었음에도 경찰은 범행을 막지 못했다. 당시 담당 경찰관은 여성을 살해한 김병찬의 위험성에 '높음'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상황별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위험도를 점수로 산출하면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연구를 통해 등급별 구분 시 점수대 설정 이유와 근거도 마련할 방침이다. 위험도 구별에 따라 범죄피해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민간경비업체 밀착 경호 등 다양한 보호 지원 기준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제도에서는 사건을 맡은 관할 경찰서에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심의위원회를 열고 위험도를 판단한다. 위험도 '매우 높음'은 위해 우려가 현저해 가해자 접근을 신속히 차단할 필요가 있을 때 부여된다. 폭행 후 도주한 경우, 반복적인 위해를 언급한 경우, 접근금지 기간 중 위해를 시도하고 도주한 경우, 3번 이상 폭력 전과 등이 인정되고 반복적인 위해 언동이 있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현재 경찰이 안전조치를 결정하면 스토킹 범죄 피해 우려군에 스마트워치 등 지급한다. 위험도 '매우 높음'은 위해 우려가 현저해 가해자 접근을 신속히 차단할 필요가 있을 때 부여된다. 위험도가 매우 높다고 판단되면 경찰은 10일 이상 안전숙소를 제공하거나 보호숙소 제공, 거주지 이전 지원 등에 나설 수 있다. '높음' 때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보통' 때도 112시스템 등록과 맞춤형 순찰 조치가 이뤄진다.

최근 안전조치 수요가 늘어난 만큼 안전조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상용화해 일선 현장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안전조치 요청 건수는 급증했다. 2017년 6924건이었던 신청 건수는 2021년 2만4901건으로 늘어났다. 범죄피해자 안전조치 관련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신청자가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위험성 판단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할 것이냐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이라며 "기존에 위험성 판단 체크리스트를 한단계 개선해 일선 현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위험 등급에 맞는 안전 조치를 효율적으로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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