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3명 중 2명이 종부세 대상인 고가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더욱이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 세제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들의 평균 종부세 부담은 올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 尹정부 고위공직자 66% 종부세 대상…시세 30억 이상 초고가주택 19명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이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재산 공개'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윤석열 정부의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59명 중 39명(66%)이 종부세 대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두 채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는 17명(29%), 강남3구에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29명(49%)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세 30억원 이상 초고가주택을 보유한 공직자도 19명(3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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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14명 중 김대지 비서실장을 비롯한 11명(79%)이 종부세 대상이며, 강남3구에 7명(50%)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장차관급 고위관료는 45명 중 28명(62%)이 종부세 대상이며, 강남3구에 22명(49%)이 주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 대상인 39명의 주택 공시가를 모두 합하면 901억8702만원이 나온다. 1인당으로 환산하면 공시가 23억1249만원으로 시세로 치면 평균 30억이 넘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들 고위공직자들은 강남의 톱클래스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가장 비싼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다주택자인 이노공 법무부차관이다. 이 차관은 서초구 반포동에 실거래가 60억이 넘는 재건축 아파트(공시가 37억8600만원, 이하 공시가)와 도곡동 타워팰리스(20억2160만원)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 안상훈 사회수석(압구정 현대, 35억300만원), 이상민 행안부장관(압구정 한양, 33억4500만원), 이인실 특허청장(도곡동 도곡렉슬, 31억4600만원), 주영창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대치동 개포우성, 31억4800만원)도 공시가 30억이 넘는 주택을 갖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곡동 래미안도곡카운티, 25억2400만원)를 비롯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압구정 현대, 29억7100만원), 조용만 문체부 2차관(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28억7500만원) 이완규 법제처장(서초동 서초그랑자이, 28억7280만원), 김소영 금융위부위원장(서빙고동 신동아, 26억2000만원), 한덕수 총리(사직동 단독주택, 27억5100만원), 이도훈 외교부2차관(잠원동 래미안리오센트, 25억6600만원), 한동훈 법무부장관(서초동 삼풍아파트, 25억8400만원), 신범철 국방부차관(방배동 삼익, 24억5000만원),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24억3,700만원), 김종철 경호처장(일원동 DH자이개포, 22억6700만원), 박보균 문체부장관(개포동 현대, 23억6100만원), 김창기 국세청장(일원동 DH자이개포, 21억7600만원), 이종호 과기부장관(잠원동 아파트, 21억6100만원) 등 14명이 공시가 20억을 넘는 고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19명(32%)이 시세 30억이 넘는 초고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덕수 총리를 제외하면 모두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에 위치한 초고가 아파트를 소유 중이다. 올해 기준 공시가 30억이 넘으면 상위 0.1%, 공시가 20억을 넘으면 상위 0.5% 이내의 초고가주택에 해당한다.
◆ 尹정부 종부세법 개정안 적용시 6명 종부세 대상서 제외…평균 세부담 826만원↓
한편 정부가 제출한 종부세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고위공직자 39명이 내야 할 주택분 종부세는 75%(3억2224만원), 1인당 평균 826만원이 줄어들게 된다.
고 의원실에 따르면 고위공직자 39명은 올해 총 4억2211만 원의 종부세를 내야 한다. 공시가 대비 실효세율은 0.48%에 해당한다. 1인당 평균 종부세는 1102만원이다. 지난해 종부세 납세자 평균(473만원)의 2.3배 달한다.
윤 정부는 지난 7월 시행령을 개정해 과표의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을 100%에서 60%로 크게 낮췄다. 이로 인해 고위공직자 39명이 부담해야 할 종부세는 1억9979만원(-53.5%)으로 대폭 감소했다. 과표는 40% 감소하지만, 누진세 체계로 낮은 세율을 적용받아 세부담은 50% 이상 감소하게 된 것이다. 1인당 종부세는 512만원까지 낮아져 590만원씩 이미 감세 혜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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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윤 정부는 지난 2일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를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자들의 세부담을 더 줄여주기 위해서다. 정부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 공제액 상향으로 39명 중 6명이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세부담은 평균 276만원까지 감소한다. 정부가 고위공직자 한사람당 826만원씩 종부세를 깎아주는 꼴이 된 셈이다. 공시가 대비 실효세율은 0.12%까지 떨어진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를 구분해 감세 혜택을 살펴보면, 먼저 1주택자 26명은 1인당 569만원(총 1억4796만원)씩 종부세를 내야 했다. 지난해 종부세 대상 1주택자 평균(153만원)의 3.7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공정시장가액 인하로 1인당 258만원까지 세부담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1인당 311만원씩 감세 혜택을 누렸다.
여기에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1주택 특별공제 3억원을 추가하면 세부담은 더 줄어든다. 우선 1주택자 26명 중 최상목 경제수석 등 4명은 공시가 14억 미만으로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나머지 22명의 세부담은 평균 214만원까지 줄어든다. 공정시장가액 인하와 특별공제를 합하면 한사람당 388만원씩 감세 혜택을 받게 된다.
다주택자 13명의 종부세를 계산하면 올해 한 사람당 2169만원이 나온다. 초고가주택 2채를 보유한 이노공 법무부 차관을 제외하면 1인당 1128만원이다. 작년 다주택자 종부세 평균 616만원의 1.8배가 넘는 금액이다. 8월 시행령 개정으로 이미 세부담이 1022만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는데, 다주택자 중과세율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세부담은 더 크게 줄어든다.
기본공제 상향으로 부부 각각 1채씩 2채를 보유하고 있는 이진복 정무수석 등 4명은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더군다나 중과세율이 폐지되면 세율이 반토막 이상 감소해 세부담은 큰 폭으로 줄어든다. 내년에는 383만원까지 줄어든다. 이노공 차관을 제외하면 1인당 세액은 187만원까지 줄어든다. 1주택자 평균보다 세부담이 더 감소하게 된다. 공정시장가액 인하와 다주택자 중과 폐지로 1인당 평균 1786만원씩 감세 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다. 세부담 감소율은 무려 82.3%에 달한다.
고용진 의원은 "MB정부 초기 강부자 1% 내각을 뺨칠 정도로 강남 부자들로만 꽉 채운 정부"라면서 "이분들이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제대로 알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왜 종부세 감세를 1호 법안으로 서둘러 처리하려는지 국민들도 그 속내를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j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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