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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시골밥 든든히 먹고 밭에서 산삼 캔다…여행자 홀린 '생활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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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처럼 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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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의 '푸소'는 가장 성공적인 생활관광 사례로 꼽힌다. 농가 민박에서 묵으며 아침, 저녁으로 맛난 남도 음식을 맛보고 일주일간 여유를 만끽한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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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여행자 사이에서 이 말이 유행했다. TV에 나온 식당이 아니라 민박집 주인이 차려주는 밥을 먹고, 관광 명소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나오는 대신 농산물을 수확하고, 공예품을 만들어보는 여행. 할머니 집 같은 한옥에서 오래 머물며 여유를 누리는 여행 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방식의 여행은 더 주목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생활관광 활성화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강진의 대표 브랜드 '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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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서 1주일 살기에 참여한 푸소 농가 ‘올바른 농원’의 김옥환ㆍ한영임씨 부부. 사진 가운데 이불이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이 푸소 농가에 싼 값에 제공한 이불이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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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가 '생활관광 활성화 사업'을 시작한 건 2020년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여행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5년 시작한 전남 강진군의 '푸소'가 대표적이다. 푸소는 농촌 민박과 체험을 결합한 여행 프로그램이다. 공무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시작했고, 반응이 좋아 일반인에게도 문을 열었다. 강진군은 지역 민박을 연결하고 관광지와 지역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2020년 문체부 생활관광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강진 일주일 살기' 사업은 모두 26개 농가가 참여했다. 1년 내내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성공 요인은 시골 밥상이었다. 6박7일 일정 동안 아침과 저녁 두 끼를 민박에서 먹고 낮에는 자유롭게 여행했다. 2021년부터는 6박7일 일정 중 아침 6회와 저녁 2회 제공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인기는 식지 않았다. 2020~2021년 모두 2041명이 푸소를 이용했으며, 2년간 여행자 소비액은 3억3200만원, 정부 지원을 포함한 농가 소득은 6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 이용객의 95%, 2021년 이용객의 97%가 푸소 체험을 만족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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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관광은 명소만 현지인의 생활 속으로 스며든다. 사진은 함양군 주민이 마을 고택을 체험객에게 설명하는 모습.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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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권순우 국내관광진흥과 사무관은 "다른 도시도 푸소처럼 생활관광을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만들도록 돕는 게 목표"라며 "전체 이용객은 많지 않아도 재방문율이 높고 농산물 구매 등으로 소비가 확대된다는 것도 생활관광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부녀회가 만들어주는 조식



생활관광은 크게 나들이형과 살아보기형으로 나뉜다. 나들이형은 체험만 하고, 살아보기형은 숙박과 체험을 겸한다. 지역과 프로그램에 따라 체류 기간은 1박에서 6박까지 다채롭다. 2020년 7개 도시가 문체부 지원을 받았는데 강진 외에도 경남 하동, 부산 동구 등이 이용객이 많았다. 올 9월에는 10개 도시(강원도 속초, 경북 포항, 경남 사천·통영·하동·함양, 전북 전주, 전남 해남, 충북 충주)가 새로 선정돼 2024년까지 정부 지원을 받게 됐다. 여행객 입장에선 10개 도시에서 보다 저렴하게 생활관광을 체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남 해남군의 경우, '땅끝마실' 참가자에게 숙박비를 최대 4만원 할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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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모사업에 선정된 강원도 속초 상도문돌담마을. 설악산 아래 관광객 발길이 뜸한 예쁜 마을이다. 사진 감자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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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생활관광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경남 하동, 경북 포항처럼 아직 준비 중인 지역도 있다. 강원도 속초는 관광객이 잘 모르는 '상도문돌담마을'에서 2박3일간 묵는다. 마을 어른에게 지역 역사를 듣고, 예술가에게 '짚풀 공예'를 배운다. 자유롭게 설악산 트레킹을 즐겨도 된다. 아침 식사는 마을 부녀회에서 만들어준다. 경남 함양에서는 근사한 고택에서 3박4일을 지낸다. 전통주와 한과 만들기, 산삼 캐기 같은 체험도 즐긴다.

통영은 섬으로 간다. 우도와 욕지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상 낚시 체험, 고구마 캐기, 트레킹을 즐긴다. 통영의 생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행사 '통영이랑' 조민철 대표는 "바다 낚시는 남성 시니어의 전유물이었는데 생활관광은 가족 체험객이 많다"며 "낚시와 등산뿐 아니라 주민에게 지역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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