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무력 정책 관련 법령 채택과 김정은 시정연설 평가 분석자료에서 제안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9일 북한의 핵무력정책 관련 분석자료에서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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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북한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핵무력 정책 관련 새로운 법령을 채택하고, 김정은의 시정연설을 통해 북한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데 대해 민간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9일 낸 분석자료에서 "김정은의 이 같은 셈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통한 남북 핵 균형의 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은 새로운 법령 채택의 목적으로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의 오판과 핵무기의 남용을 막음으로써 핵 전쟁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핵무력의 사명과 관련해 "전쟁 억제가 실패하는 경우 적대세력의 침략과 공격을 격퇴하고 전쟁의 결정적 승리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적 사명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무력정책 법령은 "국가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도발원점과 지휘부를 비롯한 적대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가 발사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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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새로운 법령에서 "국가와 인민의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외부의 침략과 공격에 대처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한다"면서 "비핵국가들이 다른 핵무기보유국과 야합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침략이나 공격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한 이 나라들을 상대로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이 미국과 함께 북한을 공격하는 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한 남한을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북한은 핵무기의 사용 조건으로 자국에 대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륙무기(대량살상무기) 공격이 감행되였거나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 매우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새로운 법령은 2013년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특히 수소폭탄과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고,한국의 새 정부와 군사 충돌 시 핵무력의 사용까지 공개로 정당화하고 있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부터 2017년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했으며 7차 핵실험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핵실험 일지. /CSIS |
북한은 핵탄두와 핵탄두 제조 가능 핵물질, 핵탄두 운반수단인 미사일을 모두 확보해놓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CSIS에 따르면, 북한은 사거리 1만400km인 화성-14 ICBM을 작전배치했고 사거리 8500~1만3000km인 화성-15 ICBM을 개발중이다. 북한은 또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해 폭발력을 0.5~2kt(킬로톤=TNT 1000t)에서 140kt이상으로 키웠다.2차 대전 당시 히로시마 등에 투하된 원자탄의 폭발력이 15~20kt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또 핵실험과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와 대기원 재진입 기술을 상당수준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지난 6월13일 발표한 '국제 군비군축국제안보 2022 보고서'에서 올해 1월 기준으로 북한이 실제로 생산한 핵탄두 개수를 최대 20기로 추정하고 최대 55기까지 제조가능한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은이 이처럼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또다시 명확히 천명하고 있음에도 윤석열 정부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라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포기하고 북한의 핵보유를 전제로 한 현실적인 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한 북미 간의 대결구도가 지속되면서 미국은 북한의 더 큰 위협에 직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한국의 핵무장은 미국 본토를 더 안전하게 하면서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비핵무기로 핵무기에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은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투하 후 일본군국주의가 곧바로 항복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의 사실로부터 명확히 확인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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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ICBM 개발로 북한이 한국에 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미국이 워싱턴 DC나 뉴욕에 대한 핵 공격까지 감당하면서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더 이상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미국의 '확장억제'나 찢어진 핵우산에 계속 의존한다면 한국의 안보는 더욱 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을 제3국이 핵공격을 위협하거나 핵능력을 과시하려 들 때 미국의 핵억제력을 이들 국가에 확장해 제공하는 것으로서, 핵우산의 구체화된 표현이다. 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 B-52 폭격기,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핵무기 발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핵 무력 강화 노정'이 끝나지 않는 한 시간은 결코 미국 편이나 한국 편이 아닌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정부는 비확산론자들의 이상적이고 비현실주의적인 주장에 대한 환상에서 신속하게 벗어나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깨어진 힘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결단을 너무 늦지 않게 내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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