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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유럽 '복합위기'…국제유가 8개월래 최저치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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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값, 배럴당 81.94달러 마감…8개월래 최저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초반대까지 폭락했다. 8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의 경기가 일제히 흔들리면서 수요 급감 공포가 덮쳤다.

이데일리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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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5.69% 급락한 배럴당 8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11일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낮다. 6월8일 당시 배럴당 122.11달러까지 폭등했던 때와 비교하면 최근 3개월새 40달러 이상 떨어진 것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배럴당 87.70달러까지 내렸다. 브렌트유는 2월 초 이후 8개월간 90달러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유가 폭락은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부진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8월) 중국 수출 규모는 3149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1%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12.8%)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수요가 약화하면서 수줄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곳은 유럽이다. 이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장중 1.1407달러까지 하락했다(파운드화 약세·달러화 강세).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파운드·달러 환율이 유로·달러 환율에 이어 패리티(parity·1대1 교환)를 나타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가 심상치 않은 셈이다.

게다가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간 에너지 규제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EU가 러시아산 원유 외에 가스에 대해서도 가격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하자, 러시아는 자국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는 국가에 석유와 가스를 일절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는 악재다.

이런 와중에 주요국들의 공격 긴축 공포는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전격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번주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이번달(9월) 금리 인상 폭도 75bp로 기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은 이번달 들어 실업률이 오르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겠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공개적인 약속을 계기로 75bp 인상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의 공격 긴축은 침체 우려를 더 키울 수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분석가는 “경기가 악화할 것이라는 공포감 탓에 (원유시장에서) 청산 물량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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