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달러 강세로 기타 통화 외화자산 환산액 줄어"…환율, 1,370원 돌파
달러 강세 이어지면 외환보유액 감소 불가피…한은 "우려할 상황 아니다"
외환보유액, 다시 감소세…8월 4천364.3억달러, 21.8억달러↓ |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미국 달러화 강세(달러 가치 상승)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약 22억달러 줄었다.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가 이어지자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과 관련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행과 정부는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나 대외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364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7월 말보다 21억8천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 추이 |
외환보유액은 3월 이후 4개월 연속 뒷걸음치다가 7월 반등했으나 다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외화자산 운용수익,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가 약 2.3% 평가 절상되면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 전체 외환보유액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천949억4천만달러)이 한 달 전보다 30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특별인출권(SDR·144억6천만달러)도 7천만달러 불었다.
하지만 예치금(179억달러)과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3억3천만달러)는 각 53억달러, 4천만달러 감소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7월 말 기준(4천386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1천41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3천230억달러)과 스위스(9천598억달러), 러시아(5천769억달러), 인도(5천743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이날 원/달러 마감 환율은 1,371.4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다시 8.8원 오르며 2009년 4월 1일 이후 13년 5개월 만에 1.370원대에 올라섰다.
이처럼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외환보유액이 환율 방어에 쓰일 수도 있고,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도 줄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은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우리나라 통화 가치만 절하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보유액이나 국가 신용도를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연간수출액, 광의통화(M2), 외국인 투자금 등을 합한 금액의 150% 수준까지 외화보유액을 유지하라고 권고했고 우리는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하지만, 내가 IMF 출신이다. IMF에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쌓으라고 한 적도 없고, 하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규모가 작은 신흥국의 경우 적용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외화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라고 강조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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