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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시장 경쟁이 사라졌다…삼성 폴더블폰 역대급 흥행에도 번호이동 시장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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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8월 번호이동 38만…갤S22 출시된 1월·갤Z3 나온 전년 동월보다 적어
SKT, KT, LGU+ 시장 고착화 경쟁보다 집토끼 지키기로 무게중심 이동
사라진 마케팅 경쟁…5G 전환 등 ARPU 제고에 주력
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한 휴대폰 할인매장 앞의 모습. 2022.06.16.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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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도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 분위기가 예년과 사뭇 다르다. 규모가 커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음에도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동안에는 새 스마트폰이 시장 경쟁을 야기했다면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전화 번호이동수는 38만2352건이다.

삼성전자의 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Z플립4가 출시됐음에도 전월(36만6294건)보다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게다가 전년 동월 47만5394건 대비로는 19.6% 감소했다. 지난해 8월은 갤럭시Z폴드3·Z플립3가 출시된 때였다. 당시에도 사전예약은 폴더블 스마트폰 역대 최대 실적이었다. 번호이동은 전월보다 23.2% 늘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988건, 1268건 순증했고 KT는 2246건 순감했다.

번호이동은 이동통신 시장 경쟁의 척도로 여겨진다. 번호이동은 상대 이통사로부터 가입자를 뺏어오는 정도를 보여준다. 대개 새 스마트폰이 나올 때, 지원금이 올라갈 때 늘어난다.

지난달은 새 스마트폰이 나온 달이지만 평월보다 소폭 많은 정도다. 오히려 지난 5월(38만3519건)보다 적다. 갤럭시S22가 출시된 지난 1월보다는 한참 떨어진다. 1월 번호이동 수치는 43만7276건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공시지원금 규모도 높은 편이었다. 보통은 새 스마트폰에 대한 공시 지원금이 20만원 안팎에 그치는데 이번에는 Z플립4뿐 아니라 Z폴드4에도 동일하게 50만~60만원 규모가 책정됐다.

여기에 불법 보조금까지 얹어지면 이통사간 가입자 유치 경쟁에 불이 붙게 되고 번호이동 수치가 높아진다. 이번에도 일부 유통점에서는 불법 보조금 영업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역대급 예약에 높은 지원금에도 번호이동 규모가 크지 않았던 데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른 시정 안정화 분위기 속 이통사의 경쟁 전략이 변화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동안 이통사는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에 차별을 주지 못하게 됐고 이는 점차 경쟁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기기변경 수치가 번호이동을 앞질렀고 이제는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입자 경쟁을 위해 불법 보조금을 대거 지급하는 현상도 빈번하게 나타났으나 자칫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어 이 역시 규모와 빈도가 줄었다. 이동통신 시장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5대 3대 2의 구도가 고착화 됐다. 경쟁을 해도 결국 제로섬 게임에 지나지 않게 된 것이다.

이통사 입장에선 무리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기보다 기존 가입자를 지키면서 더 많은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향을 선택하는 게 효율적이다.

지난 22일 갤럭시Z폴드4·Z플립4 사전개통 첫 날 KT가 높은 판매 장려금을 책정하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로부터 가입자를 뺏어왔지만, 양사가 반격에 나서면서 결국 다시 뺏기게 됐다.

이에 이번에는 높은 공시지원금이 가입자 경쟁보다 단말기 판매량 확대와 LTE 가입자의 5G 전환을 위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에는 이통사뿐 아니라 제조사 비용도 일부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단말기 판매량을 늘리고 이통사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로의 전환을 유도한 셈이다.

최근 이통3사는 가입자를 묶어두면서 ARPU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이통3사가 e심 상용화에 발맞춰 출시하고 있는 추가 번호 개통자를 위한 전용 요금제 역시 ARPU 높이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e심은 유심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번호 개통이 가능하다. 이동통신 시장 포화로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진 가운데 추가 번호 개통의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에 KT를 시작으로 LG유플러스가 추가 번호 개통을 위한 요금제를 내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통3사가 e심 출시를 계기로 내놓은 요금제는 부가서비스 개념이지만 향후 2년간 이동전화 ARPU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 추세가 계속되면서 단말기 지원금을 통한 경쟁이 많이 위축됐다"며 "기기변경이 대세로 자리 잡았고 뺏고 뺏기는 경쟁을 해도 결국 큰 틀에서는 변화가 없는 만큼 5G 전환 등 ARPU를 높이는 방향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5G 회선 수는 전월보다 2.2% 증가한 2513만2888건이다. 5G 가입자 증가율은 올 2월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새로운 갤럭시 폴더블폰이 출시되면서 가입자 증가폭이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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