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후 첫 기자회견 "사부대중 손발 되겠다…모든 구성원과 동등한 소통"
봉은사 앞 '승려 집단폭행' 사건에 "유감스럽게 생각"
'소통·교구·포교' 3대 종책 기조 제시…28일 취임해 4년간 임기
고불식서 인사말 하는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진우스님 |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에 당선된 진우스님은 2일 "사부대중(四部大衆)이 함께한다면 불교는 달라진다"며 "잘하고 있는 것은 더 잘하도록 하고 고칠 것은 고칠 것이며, 바꿀 것은 과감히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우스님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연 기자회견 발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조계종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당선 인준을 받았다.
그는 "불교 본래의 진면목을 드러내어 불교의 저력이 우리 사회를 두루 덮을 수 있도록 매사에 사부대중의 마음과 손과 발이 되겠다"며 "원력을 쌓고 이뤄낸 결실을 나누면서 원력을 공심(公心)으로 실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진우스님은 "우리 종단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많은 것들을 이뤄왔으나 다른 한편으로 살펴본다면 앞으로 해야 할 일 또한 적지 않음을 알게 된다. 거기에 절박한 시대 현안도 기다리고 있다"며 "언제나 묻고 들으며 해답을 찾고자 한다"고 했다.
꽃목걸이 목에 거는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진우스님 |
그는 지난달 총무원장 후보로 나서며 내건 3대 종책 기조인 '소통·교구·포교'를 모든 종무행정의 근간으로 삼겠다고 제시했다.
종단 소속 승려, 재가불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종무행정 현장인 전국 교구본사의 역할을 확대해 적극적인 포교를 펼쳐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진우스님은 "종단의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위치에서 합리적으로 소통하며, 교구본사의 역할과 활동이 활성화돼 지역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가꾸며, 지혜로운 포교를 통해 사회의 유익함이 더욱 증장된다면 불교가 나아가는 길은 더없이 크고 넓어질 것"이라고 바랐다.
그러면서 "알고 보면 모두가 소통의 대상이며 교구 활성화의 주인공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사회에 풀어내고자 하는 소중한 공동체"라며 사부대중 모두와 함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진우스님은 최근 서울 강남의 봉은사 앞에서 벌어진 '승려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해 차기 종단 대표로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관련 질의에 "내용까지 일일이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폭행) 당사자 스님께서 자기 스님을 욕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우발적으로 흥분을 한 것 같다,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스님이 그런(승려) 위치에서 그렇게(폭행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폭행) 당사자가 참회를 했고, 어떤 경우든지 그런 신체적 접촉이나 폭력,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여타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종단 호법부, 기구에서 충분히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사회자는 최근 논란이 됐던 승려 집단폭행 사건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당선인은 28일부터 업무 수행을 한다. 지금 문제에 대해 여쭤보는 것은 현 집행부 소임에 관여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관련 질의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관련 질의가 반복되자 진우스님은 자신의 의견과 함께 유감을 표명했다.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진우스님 기자회견 |
진우스님은 이달 28일 총무원장에 취임한다. 임기는 4년이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총무원장에 당선됐음을 부처님께 알리는 '고불식'을 봉행했다.
지난 3년간 조계종 교육원장을 맡았던 그는 백양사 주지, 총무원장 권한대행, 불교신문사 사장, 호계원 재심위원 등을 지내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진우스님은 2019년 개정된 종단 선거법에 따라 총무원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할 경우 투표없이 당선인을 확정 짓는 '무투표 당선' 규정을 처음 적용받았다.
조계종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은 진우스님을 총무원장 단일 후보로 합의 추대했고, 이는 무투표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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