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인 외국인·기관과 대조
채권시장 수급 악영향 배제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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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가 고공행진하면서 기관들의 순매수가 급격히 둔화됐다. 채권가격이 떨어지면서 평가손실이 커지고 있어서다. 통상 채권시장 순매수금액에서 기관의 비중이 90%를 차지하는 만큼 기관들의 채권 매수 열기가 식으면 수급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에 증권사들은 리테일(개인소매)시장에서 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며 동학개미들을 채권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 채권 순매수 15% 감소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29일 기준) 전체 기관, 외국인, 개인의 채권 순매수금액은 364조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8월 순매수금액(428조4534억원) 대비 64조4402억원(15.04%)이 줄어든 수치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채권 열풍이 일고 있지만 전체 채권 수급을 안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관들이 지난해 333조원의 채권을 순매수했으나 올해는 300조원에 그쳤다. 채권가격 하락 때문이다. 평가손실을 우려하는 기관들이 채권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실제 최근 대부분의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 채권 딜링기관은 채권가격 급락(채권금리 상승)으로 기존 채권 운용손실이 커지고 있다. 채권가격이 고점일 때 산 기관들이 채권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짐에 따라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다. 경기 침체 공포도 투자심리를 끌어내리면서 회사채 투자에도 소극적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채권 순매수세도 둔화했다. 올해 외국인의 원화채 순매수 규모는 52조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1조원) 대비 42% 감소한 수준이다.
■기관·외국인 둔화, 개인 매수 폭증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0조991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8월 개인들의 순매수금액(3조5004억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채권시장에서 개인들의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채권 중에서도 금리가 비교적 높은 회사채가 인기다. 개인들이 순매수한 채권 가운데 회사채가 4조8362억원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기타금융채(3조4641억원), 국채(1조4151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채권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면서 채권가격이 저점에 달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뿐만 아니라 캐리수익(만기까지 보유)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채권 수급에 힘을 보탰다.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파는 '시세차익' 매매가 아니라 만기까지 보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회사채 금리는 무보증 3년물 AA- 등급 기준으로 연 4.621%(29일 기준)를 가리키고 있다. 동일 조건 BBB- 등급은 연 10.482%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각 증권사는 채권 리테일에 열을 올리고 있고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로 출시하던 자산운용사들도 올해는 채권 ETF를 내놓고 있다.
다만 개인도 채권을 고점 매수했다면 향후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경우 유통시장에서 매매할 때 손실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캐리투자 목적이 아니라면 개인들은 채권 매수 시점을 잘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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