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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소르망 "대통령실 이전 긍정적…靑, 중국 궁 잘못 모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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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힘 제한해 새로운 창업가 생겨날 수 있게 해야"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제13회 문화소통포럼' 개최

연합뉴스

기조 발표하는 기 소르망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프랑스 출신 세계적 석학이자 문명 평론가인 기 소르망(78)은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두고 "아주 긍정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또 청와대는 중국 '궁'을 잘못 모방한 형태라는 견해도 밝혔다.

기 소르망은 25일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공간과 문화소통'을 주제로 개최한 '제13회 문화소통포럼(CCF)'에서 화상으로 한 기조 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독일 베를린과 미국 워싱턴 등 대부분 도시 중심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며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단순히 건축에 관한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 역사와의 연결고리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같이 대통령제인 미국의 경우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백악관은 워싱턴DC 시내에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독일 총리실도 베를린 시내 한가운데 있고, 영국 총리 집무실도 런던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다.

기 소르망은 "새 집무실의 역사적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서울이 한층 더 흥미로운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끝나면 방문하고 싶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지어진 국내 건축물의 예를 들며 한국 건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추진한 청계천 복원사업, 건축가 유걸이 설계한 서울시청 신청사, 이라크 출신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 관해서다.

기 소르망은 "청계천 복원사업은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완벽하게 연결하고 있고, 서울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고 평가했고, "서울시청 신청사는 시민들을 위한 개방 공간으로 설계해 한국의 민주화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DDP에 대해선 "한국의 정체성이 강하게 담기지 않아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하는 실패 사례"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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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정면에 보이는 용산공원 부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기조 발표 전 화상 인터뷰에서는 마천루가 즐비한 도시 서울, 코로나19로 인한 공간 개념의 변화, 지속가능한 도시 개발, 지역 간 격차 등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기 소르망은 "많은 한국인은 서울에 살고 싶어하고, 많은 인구를 수용하려면 건물을 높게 지을 수밖에 없다"며 "실용적 의미는 있겠지만 스타일 면에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전 세계 기업들을 살펴보면 에너지 기업 등은 지속가능한 개발이 경제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경제적인 타당성이 있어야 기업들이 정부 의사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 문제에 관해서는 "지속 가능성과 자유경제 사이에서 극단적인 입장만 취하지 않는다면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경제 전략에 관해서는 "재벌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재벌의 힘을 제한해 새로운 창업가가 생겨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프랑스 대표 건축 역사가 장 루이 코헨과 한불 상공회의소 회장인 건축가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국내 유명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 등이 발표와 토론에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등도 패널로 참석했다.

청와대 활용 방안과 관련해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은 "청와대 터가 북한산과 경복궁을 다시 잇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유현준 교수는 "공유오피스 같은 걸 만들어서 미래 콘텐츠가 생산되는 곳으로 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영혜 대표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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