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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자장사 끝판왕?…예대금리차 첫 공시, 난감한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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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銀, 시중은행보다 평균 3배

"저신용자 고금리 대출 많아"

단순비교는 억울하다는 입장

수신금리 인상 소극적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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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 성적표로 일컬어지는 예대금리차 공시에 시중은행들도 불편한 기색이다. 그간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던 인터넷전문은행들 역시 이자장사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는 3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5%대의 토스뱅크는 최대 5배 차이가 났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1.37%포인트,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46%포인트였다. 5대은행의 대출평균 예대금리차는 1.21%포인트, 인터넷은행은 3.48%포인트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값이다. 대출 평균 예대금리차는 가계대출에 기업대출까지 더해 계산한 수치다. 이들 수치가 클수록 수신금리는 낮고 대출금리가 높은 것으로 해석돼 은행들의 이자장사 성적표가 된다.

5대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1.62%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어 우리은행(1.4%p), NH농협은행(1.4%p), KB국민은행(1.38%p), 하나은행(1.04%p) 순이었다.

기업대출까지 포함한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보면,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이 1.36%포인트로 가장 컸다. 우리은행(1.29%p), KB국민은행(1.18%p), 신한은행(1.14%p), 하나은행(1.1%p)이 뒤를 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의 경우 토스뱅크는 5.6%포인트로 가장 컸고, 케이뱅크가 2.46%포인트, 카카오뱅크가 2.33%포인트였다. 대출평균 예대금리차는 토스뱅크가 5.65%, 케이뱅크 2.45%, 카카오뱅크 2.33% 포인트 순이었다.

중·저신용자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단순 수치 비교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5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한 토스뱅크는 이례적으로 설명 자료까지 내면서 해명에 나섰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포용금융이라는 당국의 인터넷은행의 설립 허가 취지에 맞게 중·저금리 대출에 집중한 결과 나온 수치"라며 "인기를 끌었던 ‘2% 파킹 통장’이 수시입출금통장으로 분류돼 반영되지 않으면서 예대금리차가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달 말 약 38%로 전체 은행 중 가장 높다. 2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22.2%, 케이뱅크는 24%다. 다만 세 인터넷은행이 각자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로 제시한 42%(토스뱅크), 25%(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대비 달성율로 비교하면 케이뱅크가 가장 높다.

그간 인터넷은행들이 서둘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린 것은 지난해 스스로 제시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당국의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시중은행과 격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점 유지비,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이 절감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더 좋은 혜택을 줬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시중은행들이 줄줄이 수신금리를 인상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시중은행들은 평균 1% 가까이 수신금리를 올렸다. 시중은행들의 움직임에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예적금 금리를 최대 0.8%포인트 인상했고, 케이뱅크는 0.6%포인트를 높였지만 토스뱅크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기록한 신한은행도 다소 섭섭하다는 입장이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등 서민지원대출 상품을 적극 지원한 결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서민지원대출금액은 신한은행이 975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6660억원), KB국민은행(5946억원), 하나은행(5485억원) 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자꾸만 ‘이자장사’ 비판으로만 여론이 집중될 경우 은행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며 "‘눈치보기’가 심해져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이거나 기업대출의 예대마진을 늘리는 등 예상 밖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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