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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숏스퀴즈' 노린 美개미, 큰손 '변심'에 '비명'..."밈주식 끝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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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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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ustomer walks into a Bed Bath & Beyond store in Novi, Michigan, U.S., January 29, 2021. REUTERS/Emily Elconin/File Photo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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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meme) 주식 매매 열풍은 이제 끝났나"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온라인상의 입소문 등 특정 세력의 움직임에 주가가 오르내리는 '밈' 주식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억만장자 투자자 라이언 코헨 게임스탑 회장이 이끄는 RC벤처스는 지난 17일까지 '베드 배스 앤 비욘드'(BBBY) 보유지분 전량(11.8%)을 1억7800만 달러(약 2378억원)에 매도했다. 이번 매도로 RC벤처스는 6810만 달러(약 910억원)를 벌어들였다.

코헨의 매도 소식에 BBBY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전날 약 20% 하락했던 BBBY 주가는 이날도 40% 이상 급락하며 10달러선을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이달 초 4~6달러 수준이던 BBBY 주가는 지난 5일 이후 뛰기 시작해 지난 17일 장중 30달러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BBBY 개인투자자들이 현재 적어도 2억500만 달러(약 2740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BBBY 지분 9.8%를 취득한 코헨은 "회사를 정상화할 전략적 대안을 찾기 위해 이사회에 참여할 것"이라며 기업 개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후 RC벤처스는 지속적으로 보유 지분을 늘렸고, 최근에는 콜옵션을 추가로 매수하기도 했다.

상당수 기관투자자들은 BBBY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는데, 상당수 '밈' 투자자들은 코헨의 개혁에 대한 믿음 속에서 반대로 상승에 베팅했다. '숏 스퀴즈', 즉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한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주식을 매수하게 만드는 전략인데, 이럴 경우 결과적으로 주가는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 지난해 '밈' 주식 매매열풍을 불러왔던 '게임스톱' 사례 이후 투기적 투자자들은 '숏 스퀴즈' 기회를 노려왔다.

이번주 뉴욕증시에선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다시 '밈' 종목에 대한 열풍이 불었다. 레딧의 월스트리트 베츠 등 인기 주식토론방도 활기를 띄었다.

반다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화요일과 수요일 이틀간 1억3100만 달러에 달하는 BBBY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동안 코헨은 보유 지분을 모두 털어냈다. 블룸버그는 "RC벤처스는 이번 매각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최고시장전략가는 "투자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며, 잘 알려진 공인은 당신 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 투자미디어 배론스는 "밈 주식의 치어리더 격인 라이언 코헨은 자존심이 강한 레딧 트레이더라면 할 수 없는 일을 했다"며 "하지만 이번 매도는 현명한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BBBY 주가는 6월26일부터 8월17일까지 400% 이상 급등했고, 이 때 코헨은 전 지분을 팔았다.

웰스파고의 재커리 파이드 애널리스트는 2분기 중 BBBY를 찾는 고객 수가 줄면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오히려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BBBY는 보유 현금규모가 빠르게 줄면서 재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성명까지 발표해야 했다.

지난 한주동안 개인투자자들은 '밈' 종목인 AMC 엔터테인먼트와 BBBY에 약 2억7000만 달러를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이 두 종목은 각각 20% 이상 하락했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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