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가 윤핵관이 ‘보이지 않는 손’인 것처럼 부정적 프레임 씌워”
“강원특별자치도 특별법 통과는 역사적인 일… 성공 위해 후속 입법 힘쓰겠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왜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프레임을 씌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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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의 공신(功臣) 가운데 한 명이다. 대선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1월 당 전략기획부총장, 대선 후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총괄보좌역으로 활약했다. 정치 신인이던 윤 대통령은 이 의원에게 “도와달라”며 먼저 손을 내밀었고 이에 화답하듯 이 의원은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세간에서는 그런 이 의원을 두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가 8월 13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저격하는 기자회견에서 “권성동·이철규·장제원 윤핵관들과 정진석·김정재·박수영 등 윤핵관 호소인들”이라고 거론해서다. 월간중앙은 기자회견으로부터 사흘이 지난 8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과 만나 윤핵관의 실체는 무엇이며, 이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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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핵관? 굳이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며 이철규 당선인 총괄보좌역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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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가 실명을 거론하며 윤핵관으로 지목했다. 윤핵관이라는 말에 동의하는지?
“핵심 관계자는 가치중립적인 단어다. 그런 의미라면 윤핵관이라는 말을 굳이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가 되는 게 나쁜 일인가? 누구나 핵심 관계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전 대표는 윤핵관이라는 단어를 마치 음습하게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인 것처럼 부정적 의미로 사용한다. 그리고 누구는 윤핵관, 누구는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부르며 왜 둘 사이를 갈라치기하나. 이건 지목된 사람을 향한 인격 모독이다. 결코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준석-윤핵관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사건 가운데 바로잡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전 대표는 성 접대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배후에 윤핵관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이는 명백하게 틀린 주장이다.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폭로에 의해서다. 2013년 이 전 대표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과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12월 폭로됐을 때도 저는 물론 누구도 몰랐던 일이다. 모르는 일이니 의혹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윤리위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그 결과가 나왔을 때도 어디에 말 한마디 안했다. 윤리위 징계 건은 본인 처신의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윤리위까지 간 거다. 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프레임을 씌우는지 모르겠다.”
이 전 대표와 윤핵관의 관계는 루비콘강을 건넌 것인가?
“지금의 이준석 전 대표의 모습을 보면 우리당을 불태워 버리겠다는 적개심만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 나는 진심으로 이 전 대표가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5월 19일 이 전 대표와 함께 저녁을 먹은 적이 있다. 6·1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열심히 유세하는 이 전 대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다. 이 전 대표가 잘되는 길이 당이 잘되는 길이고, 보수우파가 잘되는 길이라고 평소 생각해왔다. 그래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나는 이 전 대표에게 ‘꼭 성공해서 대한민국의 젊은 지도자가 돼달라’, ‘나중에 이준석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 좋겠다’고 덕담까지 건넸다. 그때 이 전 대표는 웃으며 ‘감사하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 우리를 공격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와 실언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후에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느냐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만 보면 이 전 대표는 전혀 바뀔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마치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자신에게 맞춰주길 바라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당대표라면, 누가 마음에 안 들 때 당사자와 대화해 풀어야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저격하고 유튜브나 TV 방송에 나가 얘기하는 건 책임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 모습은 앞으로 고쳐야 한다. 그걸 고치지 못하면 지도자로서 자질이 없는 거다. 이 전 대표가 더 성숙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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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신… 치안정감 승진 인사에서 제외되는 아픔 겪어
특사단 자격으로 유럽연합(EU)을 방문하고 온 이철규(왼쪽 둘째) 국민의힘 의원은 6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결과를 보고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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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의원 모임으로 불리는 ‘민들레(가칭, 민심 들어볼래)’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이 모임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의원은 70여 명으로 추산된다. 당초 6월 출범 예정이었으나 친윤계 세력화라는 비판에 직면해 출범 일정이 늦춰졌다.
민들레 모임에 대해 “계파가 아닌 공부 모임”이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일각에서는 비판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주홍글씨가 새겨지면 그걸 해명하는 데 열 배, 스무 배 넘는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걸 새삼 느낀다. 민들레는 열린 모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찾아와 명사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 현재(8월 19일 기준) 60명이 가입의사를 밝혔고, 최종적으로 70여 명 정도로 출발할 계획이다. 민들레 모임은 순수한 취지의 공부 모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 의원은 한때 남부럽지 않은 공직생활을 보냈다. 윤핵관 이전 그를 상징하는 단어는 ‘수석(首席)’이었다. 1981년 경찰 간부후보(29기) 수석입학, 수석졸업, 그리고 승진시험 때마다 전국 수석을 놓치지 않았다. 어느덧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자리에도 올랐다. 하지만 2012년 검찰이 제일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그를 기소하며 탄탄대로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당시 경찰조직 내에서는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던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저축은행 사건과 연루시킨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결국 1심부터 대법원까지 무죄 확정판결을 받으며 명예회복에 성공했지만, 치안정감 보직 인사에서 제외됐고 두 달 후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다.
공직생활을 마치고 국회의원에 도전해 벌써 재선 의원이다.
“평범하게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면 선거에 나가지 않았을 거다. 갖은 풍파를 겪고 나니 우리 사회에 내재돼 있는 모순을 인식하게 됐고 직접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예퇴직한 후에 진로를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고향의 지도자들로부터 출마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아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
1년 정도 진로를 고민하던 이 의원은 2015년 새누리당에 전격 입당해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했다. 하지만 당은 이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에 반발한 이 의원은 “시민 후보로 뛰며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줬다.
무소속으로 뛰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지역 유권자들의 바람이 뭔지 알고 있었고, 그분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각오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유권자들께서 내 가치관과 비전에 크게 공감해줘 당선될 수 있었다. 그분들 덕분에 지금도 지역을 방문하면 힘들고 지치기보다 오히려 내가 주민들로부터 힘을 받아 온다.”
21대 국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가장 좋았던 순간은?
“폐광 지역 주민의 생존권이 걸려 있는 폐특법(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일이다. 그때 지역 주민들로부터 감사 메시지를 많이 받아 큰 성취감과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삼척~동해~강릉 철도 고속화 개량사업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시켰고, 삼척~태백~정선~영월 동서고속도로를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시켜 지역 주민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반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꼽는다면?
“아쉬웠던 순간은 너무 많은데, (웃음) 떠올려보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기립표결 사건’이다. 지난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검수완박법을 기립표결로 강행, 신속 처리했다. 이런 일방통행과 의회 권력 독점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볼 수 없던 일이다.”
본인 의정활동에 철칙이 있다면?
“충성을 다해 나라가 베푼 은혜에 보답하는 것, 진충보국(盡忠報國)이 의정활동의 철칙이다. 어떤 경우든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국민께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의정활동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입법 활동인데, 진충보국의 자세로 국익과 지역 주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법안을 발의하려고 노력한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실 한쪽 벽면에는 이 의원이 의정활동 철칙이라고 밝힌 진충보국(盡忠報國) 글귀가 걸려 있다. 사진 이철규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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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커크의 〈보수의 정신〉 읽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후보자 등록 첫날인 2월 13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후보 등록 신청서를 대리 제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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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칙에 맞춰 발의한 법안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심신미약 상태에서 여성·아동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법관의 재량으로 감경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여성·아동 보호 법안 3건(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일이다. 음주 이후 범죄에 대해 현행법은 지나치게 관대한 면이 있다.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사법부가 감경해준다. 과거에는 음주운전을 마치 무용담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앞으로도 시대변화에 맞춰 법이 바뀔 수 있도록 꼼꼼히 살피겠다.”
최근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가?
“러셀 커크의 [보수의 정신]이다. 이미 일독(一讀)하고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한 챕터씩 본다. 미국 보수주의가 ‘바보들의 무리’라고 조롱받으며 몰락하던 시기의 상황이 자세히 나온다. 우리나라 역시 2~3년 전까지만 해도 보수주의자라고 하면 고리타분하고 근거 없이 정권을 비판하는 무리로 인식됐다. 조롱받던 미국 보수주의자들이 이를 극복하고 미국 사회의 주류로 부활하는 과정을 보면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보수주의는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사회 모순을 극복해나가는 것이다.”
21대 총선을 통해 이 의원은 재선 국회의원이 됐다. 당선을 확정 지은 이 의원은 선거사무소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쉼 없이 일하라’는 유권자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의원은 당시 동해~강릉 KTX선로 고속화 개량, 동해항 북방교역 전진기지로 육성, 삼척~제천 간 고속도로 건설, 태백·영동선 철도 고속화 개량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역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교통망 확충과 석탄산업을 대체할 산업을 육성해 경쟁력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이 중에서 교통망 확충과 관련한 많은 공약이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돼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계획대로 교통망이 확충되면 항만의 기능이 활성화돼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며, 휴양·레저를 즐기기 위해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다. 이를 계기로 지역경제가 크게 살아나 대체산업을 키워갈 동력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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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지역 면세점 설치 근거 마련하겠다”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가 5월 27일 강원도 삼척시 유세에서 이준석(오른쪽 둘째) 당대표, 이철규(오른쪽) 국회의원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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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은 강원도 입장에서 역사적인 달로 기억될 공산이 크다. 강원도에 특별자치도의 지위를 부여하는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모두 공약했을 만큼 이념을 뛰어넘는 지역의 염원(念願)이다. 강원도는 내년 6월부터 강원특별자치도로 탈바꿈한다.
강원특별자치도 성공을 위한 후속 조치는 어떤 게 있나?
“권한 이양, 재정 독립성, 규제 완화 등 특별자치도에 걸맞은 입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사실 강원도에 상수원·안보·산림 등에 대한 규제가 많은 게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규제를 모두 해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과도한 규제는 해소하고 개발할 수 있는 건 개발하도록 강원도에 재량을 줄 필요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성공하려면 일정 부분 자치권을 줘야 한다.”
후속 조치와 관련해 다른 강원 지역 국회의원과 긴밀히 상의하고 있는지?
“물론이다. 특히 우리 당 소속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이 강원특별자치도에 관심이 많아 자주 논의하고 있다.”
21대 국회 후반기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배속됐다. 임기가 끝나기 전 해당 상임위에서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국가적으로는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수소산업 등 핵심전략산업을 지원하는 입법 활동에 힘쓰려고 한다. 내 지역구와 관련해서는 석탄산업을 대체할 폐광지역 내 내국인 면세점 설치 근거를 마련해 강원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 남은 임기 2년 동안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달리겠다. 국민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 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정준희 기자 jeong.junhee@joongang.co.kr / 녹취 정리 이해람 월간중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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