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두 교황' 주연 서인석·남명렬]
교황 베네딕토 16세·프란치스코의 실화
동명의 넷플릭스 영화로 알려진 희곡
서인석 "신의 이야기 아닌 휴머니즘 담아"
남명렬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
“인간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지만, 서로 대립만 하지 않고 융화되며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죠.”(서인석)
동명의 넷플릭스 영화로 잘 알려진 희곡 ‘두 교황’이 연극으로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다. 2013년 가톨릭 역사상 700여 년 만에 자진 퇴위를 선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의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오는 30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해 10월 23일까지 공연한다.
연극 ‘두 교황’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은 배우 서인석(왼쪽), 교황 프란치스코 역을 맡은 배우 남명렬의 캐릭터 이미지. (사진=에이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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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인석(73), 남명렬(63)이 베네딕토 16세 역과 프란치스코 역으로 페어를 이뤄 공연을 준비 중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만난 두 배우는 “대사도 많고 내용도 쉽지 않아서 다른 연극과 달리 개막 한 달 전부터 연습을 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연습실의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두 배우가 한 작품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윤호진 예술감독이 두 배우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1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서인석은 윤 예술감독과 70~80년대 여러 차례 같이 연극 작업을 한 사이. 그는 “윤 예술감독에게 언제든 연극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다”며 “오랜만에 만난 정극이라 큰 마음 먹고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다”고 말했다. 남명렬은 “지난해 연극 ‘그을린 사랑’ 때 윤 예술감독이 공연을 보러 와서 ‘두 교황’을 제안했다”며 “윤 예술감독이 작품을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참여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작품은 성향도 취향도 전혀 다른 두 교황이 대화를 통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베네딕토 16세는 보수적이지만 고양이를 좋아하고 수준급의 피아노 실력을 갖춘 인간미 넘치는 인물. 반면 프란치스코는 진보적인 신념으로 축구와 탱고를 즐기는 자유로운 인물로 묘사된다.
교황이 주인공인 만큼 대사 또한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많다. 그러나 두 배우는 “종교적 관점으로만 보면 안 되는 작품”이라며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세상은 서로 다른 세력이 주도권을 주고 받으면서 반복된 역사가 있죠. 대한민국 사회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우리 작품 속 두 교황은 서로 대립만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줘요. 다름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죠.”(남명렬)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죠. 때로는 충돌하다가도 서로 융합될 수 있는 지점을 찾게 되니까요. 그래서 우리 작품에선 신의 이야기가 아닌 ‘휴머니즘’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서인석)
연극 ‘두 교황’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을 맡은 배우 서인석(왼쪽), 교황 프란치스코 역을 맡은 배우 남명렬의 캐릭터 이미지. (사진=에이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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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석은 ‘두 교황’을 통해 배우로서 생명력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번 작품은 내게 운명과도 같아 미래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캐릭터를 열심히 분석해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관객과 평론가의 반응에 따라 앞으로 무대에 계속 설 수 있는 생명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동명 영화를 본 관객에게도 이번 연극은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남명렬은 “영화가 두 배우의 미세한 눈빛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다면, 연극은 보다 격정적인 표현을 만날 수 있다”며 “같은 이야기지만 좀 더 인간적인 냄새를 느낄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선 배우 신구, 서상원이 베네딕토 16세 역으로, 배우 정동환이 프란치스코 역으로 함께 출연한다. 이들 외에도 배우 정수영, 정재은, 조휘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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