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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반성도 쇄신도 안 보였다[윤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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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정책 혼선·20%대 지지율 속

“짚어보고 있다, 따져보겠다” 반복

“인사 쇄신 정치적 목적으론 안 해”

기조 변화 없어 국면 전환도 난망

경향신문

질문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뒤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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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조직과 정책 과제들이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면밀하게 짚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적 쇄신을 두고는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고 했다. 누적된 국정 난맥상에 대한 뚜렷한 반성과 국정쇄신 방향 제시는 없었다. 쇄신 요구에 따른 윤 대통령의 응답이 지연되면서 위기 국면 전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하락한)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에 대해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모두발언에선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 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며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연이은 인사 실패, 여권 내홍, 정책 혼선 등으로 국정수행 지지율이 20%대에 머무는 중에 취임 100일을 맞았다. 첫 공식 기자회견은 성찰과 반성에 기반해 국정기조 변화 메시지를 던질 기회로 꼽혀왔다.

국정 쇄신 요구를 둘러싼 윤 대통령의 답변은 “짚어보고 있다” “따져보고 있다” 등 ‘검토 중’이라는 취지로 요약됐다. 이런 답변 기조에 따라 국정 난맥의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

인적 쇄신 문제를 두고도 “지금부터 다시 다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며 “인사 쇄신은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 아주 치밀하게 점검해야 하는 것이지 국면 전환, 지지율 반등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도 했다. 인사 실패의 원인 진단과 개선 방향에 대한 명확한 답변 역시 없었다. 국정동력 약화가 정부 정책의 추진력을 갉아먹는 위기 상황에서 뾰족한 돌파구를 내놓지 못한 모습이다.

국정동력 약화의 원인 중 하나인 여권 내홍을 두고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징계 문제 등 여권 내홍과 관련한 질문에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다”며 “선거운동 과정부터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며 내홍이 극대화하고 여당이 ‘비상상황’을 선언했지만 여권 혼란상에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은 셈이다.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안한 ‘담대한 구상’을 두고는 “(북한이 비핵화의)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도와주겠다는, 종전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북한의 체제보장 문제에는 “우리 정부는 북한 지역의 무리한 또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전혀 원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지속 가능한 평화의 정착”이라고 했다. 한·일 간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해선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 대부분을 100일간 추진된 국정과제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소주성(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잘못된 경제정책을 폐기했다” “일방적이고 이념에 기반한 탈원전 정책을 폐기” 등 전 정부를 비판하며 성과를 설명하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20여명이 참석했다. 모두발언에 19분, 질의응답에 29분이 소요됐다.

유정인·심진용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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