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경찰 "하이트진로 농성장에 공권력 투입 검토"… 긴장 고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박수현 기자, 하수민 기자] [(종합)화물연대, 이틀째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고공농성.. 내일 대규모 집회 예고돼]

머니투데이

17일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 인근에 경찰 기동대 차량이 배치돼 있다./사진= 박수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이틀째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을 점거하며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인력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와 관련 "법과 원칙대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경찰이 추가로 기동대를 배치했고 공권력 투입도 검토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오후 경찰이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농성 중인 하이트진로 본사 인근에 기존 4개 기동대에 이어 2개 기동대(1개 60명)를 더 배치했다. 모두 360명이다.

윤시승 서울경찰청 경비부장과 실무진들이 현장 점검차 점거 농성이 진행 중인 하이트진로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윤 경비부장은 "현장의 업무방해 정도와 위험성 등을 점검하고 당사자 간 대화의 진행사항을 세심히 살펴보려 왔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17일 윤시승 서울경찰청 경비부장(가운데)과 정창호 강남경찰서 경비과장(오른쪽)이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농성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사진= 박수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불법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공권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투입 판단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이라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지난 16일에 이어 이틀째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옥상과 로비, 건물 입구에서 농성 중이다. 인원은 대략 70~100여명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하이트진로 건물 옥상에 '노조 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철회 전원복직'이라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부 조합원들이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투쟁 투쟁" 등 구호를 간간이 외쳤다. 옥상에 있는 조합원은 1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투데이

17일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하이트진로 건물 옥상 옥외 광고물에 걸터앉아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이 건물 입구를 막아선 가운데 건물 안 로비에 조합원 수십명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건물 앞에서도 천막을 치고 30여명이 농성 중이다. 시위를 주도하는 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 이외에 충북·대구경북·서울경기·충남·울산·롯데칠성지부 등 화물연대 본부가 집결해 있다.

강남소방서는 건물 주변에 에어매트를 깔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건물 주변엔 소방차와 구급차, 경찰차도 대기 중이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는 전날 오전 6시10분부터 시작됐다. 오전 9시가량까지 임직원들이 출근을 하지 못하다 경찰이 투입된 뒤에야 건물로 들어갔다. 이날도 로비 점거와 경찰의 출입문 봉쇄로 임직원들이 뒷문으로 출근했다.

머니투데이

17일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 입구를 경찰들이 봉쇄하고 있다. 건물을 둘러싸고 에어매트가 설치돼 있다./사진= 박수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와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시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18일 오후 2시 화물연대 공공운수노조와 16개의 화물연대 지역본부가 고공농성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이 인원이 합세하겠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18일 3차선까지 집회 신고를 했다"며 "10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는 18일 오전 11시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도 하이트진로 고공농성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날 화물연대와 수양물류 측은 12차 교섭을 했으나 결렬됐다. 현재 추가 교섭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화물연대의 시위는 지난 3월부터 계속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공장인 경기 이천공장·충북 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이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 6월 1~6일엔 화물연대의 파업과 차량 통해 방해 등으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은 제품 출고량이 평소보다 38% 떨어지는 등 소주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수양물류는 12명의 노조원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이트진로는 법원에 이천·청주공장 집회와 관련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하이트진로는 또 조합원 12명에 업무방해 등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28억원가량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이후 화물연대는 지난달 22∼23일 이천·청주공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이달 2일부터는 강원도 홍천군 내 하이트진로 맥주 공장인 강원공장에서 농성을 벌여 맥주 출고가 중단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17일 하이트진로 건물 입구를 경찰이 봉쇄하고 있다. 건물 바깥에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있고 소방당국이 설치해 놓은 에어매트가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물연대 측은 기존 운송료로는 인건비, 보험료, 차 수리비, 차량 지입료 등을 감당할 수 없다며 운송료 30% 인상, 노조원 대상 계약 해지 통보 취소, 손해배상 등 소송 취하,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응주 화물연대본부 교육선전국장은 "수양물류 측에서 처음엔 임금인상 요구 등을 들어주는 것처럼 하다 입장이 바뀌었고 하이트진로에서 조합원을 상대로 부동산·차량 가압류에 들어가 시위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조합원이 일을 하면 한 달에 90만~150만원밖에 못 벌고 차량이 고장 나기라도 하면 오히려 적자가 나는 상태"라며 "소주 운송차량 대비 맥주 운송차량의 운임이 25~30% 높은데 이를 맞춰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는 소주 대비 운송량이 많지 않아 최저임금 수준을 맞춰주기 위해 운임료를 조정해 소주와 맥주의 운임료가 차이가 나게 된 것이고, 화물연대에서 15년 전과 이송단가가 동일하다 주장하지만 유류비를 제외하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이송단가는 26% 인상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화물연대는 불법 점거에 대한 퇴거를 우선해야 하고 그 다음 수양물류와 협상을 해야 한다"며 "노조원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17일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하이트진로 본사 주변에서 참이슬, 테라 맥주 불매 현수막을 들고 있다./사진= 박수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