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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가전·폰 수요 둔화… 삼성·LG, 재고자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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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의 재고 자산이 코로나19 유행 이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속 안정 재고 확보의 목적도 있지만 가전·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의 수요 둔화 여파가 크다.

삼성전자 2022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재고 자산은 52조92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33조5923억원)과 비교해 55.1% 늘었다.

삼성전자의 재고 자산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26조8859억원에서 2020년 32조431억원, 2021년 41조384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2019년과 비교해 90% 넘게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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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직원들이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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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재고 자산을 △제품 및 상품 △반제품 및 재공품 △원재료 및 저장품 △미착품 등으로 분류·집계한다. 통상 기업은 미래 수요에 대비해서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를 위한 '원재료 및 저장품' 재고를 충분히 가져가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완성품(제품 및 상품) 재고는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완성품 재고 자산은 17조57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1%나 증가했다. 완성 직전 단계인 '반제품 및 재공품'(36.4%)이나 '원재료 및 저장품'(37.8%) 재고 자산 증가율보다 높다.

LG전자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재고 자산 규모는 9조68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5조8634억원)과 비교해서는 65.2%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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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창원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이 세탁기를 조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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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완제품 재고가 가장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4조6534억원이던 완제품 재고 자산 규모는 올해 상반기 16.3% 증가한 5조4101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재고 자산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원자재 확보와 제품 공급 안정화 조치 결과로 풀이된다.

완제품 재고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가전 등 주력 분야의 수요 둔화와 함께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소비 심리 하락으로 팔지 못한 제품의 재고가 늘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출하량을 연초 2억1700만대로 전망했지만 두 차례나 낮춰 2억1200만대로 조정했다. IDC 역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난해 대비 3.5% 줄어든 13억1000만대로 전망했다. 이 같은 수요 둔화 국면 속에 2분기 삼성전자 재고 회전일수(재고가 팔리는 데 걸리는 시간)는 평균 94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쌓여 가는 재고와 함께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고 회전일수가 길어지면 순실현가치가 하락, 기업 이익을 훼손하는 상황에서 원자재·물류 비용 압박까지 받으면 영업이익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와 LG전자 물류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9.6%, 46.6%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 영역이익률은 2.4%로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LG전자 TV 사업부문은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트 부문의 수요 둔화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 심리까지 하락함으로써 재고 자산이 증가한 경향이 있다”면서 “수요 둔화 외에도 공급망 붕괴에 따른 안정적 재고 확보와 함께 탄력적인 시장 공급 목적도 있는 만큼 상황을 주시해서 재고 전략을 운용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삼성전자·LG전자 상반기 재고 자산 현황(자료: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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