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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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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조계종 '승려 집단폭행'…9년 전엔 적광스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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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 자승 전 총무원장 비판하다 무자비하게 폭행당해

연합뉴스

조계종 승려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는 적광스님
[출처 : PD수첩 유튜브 계정 화면 캡처. 재배포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자승 전 총무원장의 선거개입 의혹을 비판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14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스님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9년 전 있었던 '적광스님 폭행사건'이 회자하고 있다.

15일 불교계에 따르면 적광스님 폭행 피해 사건은 2013년 8월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인근 우정공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적광스님은 자승 당시 총무원장의 상습도박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려다 승려 여러 명에게 팔다리를 붙들린 채 총무원이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로 끌려갔다.

이곳에서 그는 여러 승려와 종무원에게서 무차별 구타를 당했고, 발가락 골절상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파악됐다.

공동상해 혐의로 기소된 조계종 승려 1명과 종무원 1명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이후 재판에서 처벌수위가 낮아져 벌금 1천만원을 받았다.

해당 사건에 가담한 다른 승려 4명과 종무원 1명도 약식기소됐다.

사건 이후 여러 피해를 호소했던 적광스님은 정신과 치료와 약에 의존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반면 폭행에 가담해 벌금형을 받은 승려는 이후 종단 안에서 불이익은커녕 주요 자리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광스님 폭행 사건은 전날 강남 한복판에 있었던 조계종 노조 박정규 기획홍보부장 폭행사건과 여러 면에서 닮았다.

우선 두 사건 모두 승려들이 피해자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조계종 노조원 폭행하는 스님
(서울=연합뉴스) 14일 서울 서초구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에게 한 승려(왼쪽 두번째)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2022.8.14 [조계종 노조 제공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적광스님 폭행사건은 지금도 유튜브를 통해 사건 실체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영상에서는 기자회견을 하려던 적광스님은 승려들로부터 양팔과 양다리가 붙들린 채 어디론가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적광스님은 겁을 먹은 듯 "대한민국 이건 아닙니다. 경찰 이건 아닙니다"며 주변에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조계종 노조원 박씨는 14일 서울 강남의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1인 시위를 벌이려다 봉은사 쪽 승려 2명에게 폭행을 당했다. 한 승려는 박씨에게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고 조계종 노조 측은 당시 피해 상황을 전했다.

두 사건의 폭행 피해자들이 주된 비판 대상으로 삼은 이가 자승 전 총무원장이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자승 전 총무원장은 봉은사에서 사찰의 큰어른 노릇을 하는 회주로 있으며 조계종의 막후 실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7년 10월 총무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로도 여야 대선후보 등 유력 정치인들을 직접 만나는 등 종단 실세로서 입지를 확인시켜왔다. 그가 머무는 봉은사에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진다.

이런 자승 전 원장은 조계종 안팎에서 '강남원장', '상왕'으로 불린다. 강남의 봉은사에서 지내면서 강북인 종로구 견지동 총무원에 있는 실제 총무원장보다 훨씬 큰 권력을 휘두른다는 뜻이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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