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연금과 보험

"국민연금 탈 수는 있나요?"…빨라지는 고갈 시점에 2030 '시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다달이 18만원 정도의 국민연금을 내고 있다. 이렇게 내고도 연금 한 푼 못 받을 수 있다니 걱정스럽다." "국민연금 개혁 서둘러라." "90년대생인 우리가 봉이냐." "지금 우리 세대가 국민연금을 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줄 모르겠다."

이처럼 최근 정부가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본격 착수하면서 연금개혁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국민연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라 정부는 2003년 제1차 재정계산을 시작으로 5년마다 재정계산을 실시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개선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제5차 재정계산 결과는 내년 3월에 나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전달될 예정이다. 정부는 연금개혁특위의 논의를 반영해 국민연금 개선안을 내년 10월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나온 2018년 제4차 재정 추계에선 국민연금은 2042년 적자를 내기 시작해 2057년 기금이 바닥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년 자체 실시한 추계에서 2039년 적자 전환, 2055년 기금 고갈을 내다봤다. 이마저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정부·여당은 우려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연금 고갈 시기가 2049년까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연금구조(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로는 기금고갈 시계가 갈수록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연금 개혁은 2030세대가 연금을 안심하고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다"면서 "현재 2030세대가 생존할 2090년쯤까지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유지되려면 보험료율의 단계적 인상이 불가피 하다. 현 정부 역점 과제인 연금개혁에 속도를 더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국민연금 제도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2030세대가 연금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하는 오는 2057년쯤에는 기금이 고갈될 우려가 있다"며 "기금이 바닥나면 현행 소득의 9%를 내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30% 수준까지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 우린 국민연금 한 푼도 못 받나요?


국민연금은 초기에는 10년 이상 보험료를 내면 만 62세부터 연금을 받는 구조였다. 하지만 수급 연령이 단계적으로 상향돼 지금의 젊은 세대는 만 65세가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변경됐다. 보험료는 월소득의 9%로, 직장가입자라면 회사와 반반(각 4.5%) 납입하고, 소득대체율은 40%로 맞춰져 있다. 소득대체율은 생애평균 소득대비 노후 국민연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문제는 덜 내고 더 많이 받는 '저부담·고급여'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금 고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국회 예산정책처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은 현재 920조원까지 쌓인 적립금이 2040년께 1000조원 이상으로 늘었다가 이후 빠르게 소진돼 2055년께 고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현재의 국민연금 체계를 유지할 경우 2055년에 국민연금 수령자격(2033년부터 만 65세 수급개시)이 생기는 1990년생 이후부터는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면서 "만일 국민연금을 계속 지급하려면 보험료율 급등으로 미래세대가 과도한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매일경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제1차관 주재로 2022년도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 보건복지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쌓아놓은 기금이 없어지면 정말 국민연금을 못 받게 되는 걸까.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법 제3조의2에 국가는 연금급여가 안정 ·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면서 "국가의 책무를 규정해 놓고 있는데 이 조항에 따라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국가에서 책임지고 반드시 지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금 지급은 국가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기금소진의 가장 큰 이유인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더라도 국가가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정부가 연금개혁을 방기하면 어떻게 될까.

기금 고갈 시 연금은 '적립방식'에서 '부과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적립방식이 과거에 낸 돈을 모아 해당연도의 연금을 지급하는 식이라면 부과방식은 그해 낸 돈으로 그해 연금지출을 하는 형태다. 독일, 스웨덴 등 서구국가도 초기에는 우리나라와 같이 '적립방식'으로 운영했으나 연금 수급자 규모 증가와 급속한 노령화 등의 영향으로 '부과방식'으로 변경한 상태다.

매일경제

[매경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청년 세대를 위한 연금 개혁 방향' 토론회에서 연금 기금 고갈 예상 시기를 2018년 당시 4차 추계 때보다 1년 앞당겨진 2056년으로 전망했다. 70년 뒤 누적 적자 예상도 당초 1경 7000조원에서 2경 2650조원으로 5600조원가량(약 33%) 늘었다.

윤 연구위원은 "인구 구조 변화와 경제성장률 둔화 등에 따라 앞으로 국민연금 재정 상황은 악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독일·일본 등 연금 선진국과 발을 맞추려면 시급하게 이들보다 강도 높은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