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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간절함 한가득’ 잘 만들 수밖에 없는 쌍용 ‘토레스’ [폭우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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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 정보: T7 풀 옵션, 20인치 휠, 4륜구동 등

세계일보

쌍용자동차 ‘토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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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1호차 전달 이후 단 2주 만에 2752대가 팔리며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부른 쌍용자동차 ‘토레스’의 인기가 한여름 더위만큼 뜨겁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토레스 출시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로 2020년 12월(1만591대) 이후 1년 7개월 만에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한편 현재 고객에게 출고해야할 물량만 5만여대에 달한다.

이같은 인기의 배경은 단연 가성비다. 지난 9일 시승한 토레스는 다른 경쟁차 대비 합리적인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기본 트림의 경우 2700만원부터 시작하는 등 과감한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경제적 사정까지 고려한 게 눈에 띈다.

또 옵션을 통해 주행시 편의를 더해주는 반자율 주행, 천연가죽시트 등을 제공해 고가의 차량 못지않은 기능성을 더했다.

특히 내부 마감에도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였는데 스웨이드나 인조가죽 마감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천연가죽 시트 및 스티치 처리를 통해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였다.

이처럼 토레스는 쌍용차 보유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토레스가 시장에서 외면 받는다면 회생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점은 차를 계약한 5만여명의 대기 고객도 공감하는 듯하다.

차량가격은 270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조금 더 편안한 토레스를 원한다면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IACC’(Intelligent Adaptive Cruise Control) 옵션을 더해 차를 출고하면 좋겠다.

이날 시승은 처음 계획과 달리 폭우 속에서 진행됐다. 약 3주전 시승차를 예약할 당시 코스 등을 계획했지만 시승이 약속된 날부터 수도권을 강타한 폭우로 인명·재산 피해를 시작으로 도로가 침수되고 지하철 선로에 물이 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그래도 시승을 미루기에는 토레스를 시승할 다른 대기자가 많아 계획을 미룰 수 없었다.

도로가 일부 통제되고 기상조건은 최악을 나타냈지만 일상에서 차를 운행하며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토레스와 함께 경험할 기회가 된 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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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에서 진행한 쌍용자동차 ‘토레스’ 시승. 차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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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언급할 내용은 누수가 없다는 것이다.

누수가 없어야 건 너무 당연지만 과거 경쟁사의 경우 비가 오거나 고압 세차장에서 물이 차안으로 새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토레스를 인도받은 날은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는데 다음날 실외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내부를 살펴보니 누수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당연히 주행 중에 물이 차 안으로 유입되는 것도 없었다. 선루프는 시승차에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

이는 조립품질, 마감이 좋다는 뜻으로 차량마다 단차는 정도는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누수 걱정 없겠다.

이후 차를 몰고 고속도로로 나가 시승을 진행했다.

강한 폭우로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경쾌한 주행은 불가해 규정 속도보다 낮은 약 80∼100km 정도로 운행했다. 이때 토레스의 IACC, 차선 유지, 핸들 조향 보조 기능 든 기술·안전 기능이 빛을 냈다.

토레스는 내리는 비와 젖은 노면으로 인해 차선 식별이 힘든 상황에서도 기능을 계속 유지했다. IACC의 내리는 비양과 상관없이 꾸준한 성능을 보여 만족스러웠다.

매우 강한 비에는 핸들 보조 기능과 차선 유지 기능이 비활성화 했지만 이런 순간을 제외하면 주행 내내 운전의 편의를 도왔다.

이같은 기능은 기자가 타는 그랜저(IG 페이스리프트)에 탑재된 기능과 대등한 성능을 보였다. 차선 유지의 경우 조금 더 나은 모습이었다.

그랜저와 토레스의 차 값은 최소 1000만원 이상 차이나지만 반자율 주행이나 안전에 관한 장치는 큰 차이지 않을 정도로 그만큼 기술이 평준화 됐다는 의미가 있다.

또 주차시 작동하는 후측방 접근 경고, 안전 하차 경고도 정확히 적동 했다. 다만 와이퍼 오토 모드는 반응이 느려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응하기 힘들었다.

내비게이션에서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길 탐색은 매우 빨랐고 교통량에 따른 최적의 코스를 안내하는 등 기본은 갖췄다. 내비 우측이 나침판이 표기되는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되지만 오는 10월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될 예정이니 큰 걱정은 없을 거로 보인다.

토레스의 일상 주행감은 부드러움을 강조한다. 상남자 같은 외형과 달리 주행 내내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였고 덩치 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 없는 크기와 적당한 쿠션감의 시트는 승차감을 높였다.

주행 중 외부 소음은 준수한 편이나 세단을 타는 기자에겐 다소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현재 SUV 차량을 운전한다면 소음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을 거로 예상된다.

토레스는 연비 부분에서도 쌍용차가 발표한 공인연비 수준을 보였다.

80~100km 정속주행을 했지만 고속도로 초입과 톨게이트 부근 차량이 많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도 리터당 12.9km라는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시승차의 경우 20인치 초대형 휠과 4륜구동 장치, 각종 옵션이 모두 장착된 터라 연비가 나쁜 건 아니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18인치를 휠을 사용하면 주행질감과 소음 연비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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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토레스’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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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는 쌍용의 부활과 함께 출시된 차다. 잘 만들 수밖에 없고 그만큼 간절함이 느껴졌다.

이를 보여주듯 토레스는 준수한 승차감과 차급을 넘는 옵션, 중형 SUV 수준의 적재 공간을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과 편의를 넓히고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웠다.

더 좋은 차는 많지만 가성비 적인 측면을 고려해 볼 때 토레스의 선택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글·사진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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