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도입 규정에 따라 투표도 안해…자격심사 거쳐 9월28일 취임
교육원장·백양사 주지 등 역임…"한국불교 중흥 새역사 쓸 것"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진우스님 |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에 진우 스님이 사실상 확정됐다. 1994년 종단 개혁 사태로 총무원장 선거가 도입된 이후 단일 후보로 추대돼 종단 수장 자리에 오르는 첫 사례다.
불교계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 차기 총무원장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조계종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이 합의 추대한 진우 스님이 단독 입후보했다.
진우 스님은 후보자가 1인일 경우 투표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무투표 당선 규정'에 따라 오는 18일로 예정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자격 심사를 거쳐 당선을 확정 짓게 된다.
이 규정은 총무원장 선거 때마다 후보 비방과 의혹 제기 등이 난무하며 종단이 사분오열하자 이를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2019년 종단 선거법 개정을 통해 도입돼 이번에 처음 적용됐다.
이에 따라 24개 교구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선거인단 선출과 9월 1일 선거인단 투표는 생략된다.
차기 총무원장 취임일은 9월 28일이며 임기는 4년이다.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진우스님 |
지난 3년간 조계종 교육원장을 지낸 진우 스님은 총무원장 권한대행, 백양사 주지, 불교신문사 사장, 호계원 재심위원, 담양 용흥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진우 스님은 지난 10일 출마의 변에서 "그동안의 경험과 배움, 수많은 스님의 소명의식과 공덕의 토대 위에서 한국 불교 중흥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소통, 포교, 교구를 종단 운영의 3대 기조로 삼겠다고 제시했다.
진우 스님은 사대부중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진심으로 대화하고 소통하겠다면서 "또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확산하는 포교를 최고 과제로 삼겠다. 교구본사 중심의 효율적인 종무행정을 제안하고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종회 내 화엄회와 무량회 등 주요 계파들로 구성된 불교광장이 진우 스님을 후보로 추대하면서 총무원장 당선은 이미 예견된 터였다.
조계종 안팎에서는 단일 후보 추대를 통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교계 시민단체인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는 11일 입장을 내 "차기 총무원장은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누구를 낙점할지에 달렸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며 "선거인단 선출을 통해 종도들의 뜻을 반영하는 최소한의 간선제 제도조차 무력화됐고 (차기 원장이) 종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청사진을 밝히고 논의하는 종책 선거도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는 12일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의 선거 개입 중단 등을 촉구하는 시민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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