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30 (토)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1300조' 사우디 친환경 신도시 속도...韓 수소·태양광도 뜬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친환경 미래 신도시 '네옴(NEOM)'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옴시티의 핵심축이 될 '더 라인(The Line)' 구상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위한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산유국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환경 에너지로만 도시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내 태양광·수소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시나이반도 인근에 조성되는 친환경 미래도시다.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사회변혁 프로젝트 '비전 2030' 일환으로 추진되며 2017년 10월 청사진이 공개됐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5000억달러(약 650조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완공을 위해선 1조달러(약 1300조원)가 투입돼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네옴시티는 친환경 미래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석유 의존적인 산업구조를 탈피하고 기술 중심의 산업구조로 거듭나겠다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의지가 담겼다. 폭 200m, 길이 170km에 이르는 500m 높이의 거울로 둘러싸인 일(一)자형 직선·수직형 도시 더 라인이 핵심축이며, 산업단지 '옥사곤(OXAGON)'과 초대형 관광단지 '트로제나(TROJENA)' 등으로 구성된다.

초대형 토목사업이다 보니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각종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자율주행·스마트물류·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의 수혜가 점쳐진다. 이들 뿐 아니라 사우디 대기업과 수소 파트너십을 체결한 포스코·현대중공업 등이, 북미·유럽 등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한화가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사우디 정부가 설립한 네옴컴퍼니에 따르면 도시 내 모든 에너지원은 수소·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충당될 예정이다. 170km 길이의 더 라인 양쪽 끝을 20분 만에 주파하는 고속철도와 도시 내 가정 및 산업단지에서 사용될 에너지원을 석유가 아닌 재생에너지로 구성해 탄소중립 도시로 짓겠단 구상이다.

머니투데이

네옴시티의 핵심축인 '더 라인' 계획 /사진=NEOM Company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소 분야는 국내 기업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와 수소·암모니아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등도 저탄소 친환경 사업의 협력 대상이다. 포스코는 사우디국부펀드(PIF)와 현지 그린수소 공동개발·사업 협력관계를 앞서 구축했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의 약진이 전망된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고온·건조하고 일조량이 풍부해 태양광 발전의 최적지로 꼽힌다. 한화큐셀은 중동지역에서 유독 약세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2018년 사우디의 국가 재생에너지 프로그램(NREP) 자격심사를 통과하고도 300MW급 1차 태양광 프로젝트 입찰을 중도 포기한 전례도 있다.

사우디 측이 내세운 발전단가 대비 경쟁과열에 따른 수익성 부재가 한화큐셀이 입찰을 포기한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중동 태양광 시장은 중국계 기업들이 장악하게 됐다. 당시부터 이어져 온 과도한 저가 수주가 막대한 적자로 이어지면서 중국 내에서도 문제시되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전기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태양광 프로젝트에서만 41억위안(약 8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옴 프로젝트로 건설·모빌리티·수소 등에서의 수혜뿐 아니라 태양광 분야에서도 큰 실익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중동시장에서의 과도한 저가 수주로 중국계 태양광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문제시되고 있어 정상적인 가격대의 입찰 경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사업 규모 자체가 매우 크기 때문에 기회가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면서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사이 중국·러시아 등과 밀접한 행보를 보이는 사우디 실권자가 한국 방문을 희망한다는 것은 이번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한국 기업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