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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미국, 볼턴 전 안보보좌관 암살 교사 혐의로 이란 혁명수비대원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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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 연방수사국(FB()은 10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인사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암살 교사를 기도했다면서 공개 수배 포스터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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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는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암살을 교사한 혐의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인사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인물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암살 교사도 기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인 샤흐람 푸르사피(45)는 미국에서 30만달러에 암살자를 고용해 볼턴 전 보좌관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맨 처음 푸르사피는 한 미국인에게 접근해 자신이 볼턴 전 보좌관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면서 그의 사진을 찍어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푸르사피는 누군가를 제거해줄 사람을 고용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고 이 미국인은 연방수사국(FBI) 비밀 정보원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르사피는 암살자로 위장한 미국 정부 정보원과 암호화 메시지앱을 이용해 소통하면서 볼턴 전 보좌관 암살을 요구하면서 25만달러를 대가로 제시했고, 협상 과정에서 30만달러로 올라갔다고 당국은 밝혔다. 푸르사피는 볼턴 전 보좌관의 워싱턴 소재 사무실 주소와 함께 그가 홀로 산책하는 습관이 있다고 알려주면서 암살이 자동차를 이용해 이뤄져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전 보좌관의 죽음이 교통사고로 위장되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FBI 정보원은 지난해 11월 워싱턴을 방문해 볼턴 전 보좌관의 사무실이 있는 빌딩 사진을 보냈고, 푸르사피는 암살이 이 빌딩의 주차장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사피는 미국 당국에 체포되지는 않은 상태다.

법무부는 볼턴 전 보좌관 암살 시도가 2020년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솔레이마니는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이란에선 영웅 대접을 받는다. 1998년 이란혁명수비대에서도 정예군으로 불리는 쿠드스군 총사령관에 임명됐다. 이란 지도층은 “솔레이마니 살해범에게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면서 보복을 공언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네번째 국가안전보좌관으로 근무한 볼턴은 강경 매파로서 이란핵합의 탈퇴를 찬성했고, 과거 이란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성명에서 “당장 많은 것들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면서 “이란의 지도자들은 거짓말쟁이고, 테러리스트이며 미국의 적”이라고 규탄했다.

미 법무부는 또한 푸르사피가 100만달러를 대가로 걸고 두 번째 임무도 추진했다고 밝혔다. CNN방송은 법무부가 밝힌 두 번째 임무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암살이었다고 폼페이오 전 장관의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내다 국무장관에 기용됐으며, 이란에 대한 ‘최대의 압박’ 정책을 추진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퇴임 후에도 이란의 위협 때문에 미국 정부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이란이 2011년 미국 워싱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전 외교부 장관 암살을 시도하다 실패하는 등 유럽과 미국에서 암살을 시도한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나세르 카나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미 법무부의 발표에 관해 “이란은 바보 같은 혐의를 구실로 이란 시민에 대해 취해지는 그 어떤 행위도 강력히 반대한다”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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