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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월드리포트] '물 오른' 바이든…'박수 칠 때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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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후 갖은 악재에 시달리며 지지율 하락에 고전해왔습니다. 치밀하지 못한 아프간 철군으로 안보 문제에서 크게 점수를 잃은 데 이어, 코로나 확진자 급증, 천정 부지로 치솟는 물가까지 좋은 소식이라고는 도통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지난달에는 기름값을 잡겠다며 석유 증산을 요청하러 사우디를 찾아갔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사우디의 실권자이자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이 반체제 언론인 '카슈크지'의 암살 배후로 지목된 뒤 그를 '국제적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고육책으로 왕세자를 찾아갔던 터였습니다. 소신을 굽힌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 속에서도 왕세자를 만나 주먹 인사까지 나눴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회담 후 "사우디도 (증산의) 시급성에 대해 공감했다"면서 "오늘 논의를 토대로 (사우디가) 수주일 안에 추가 조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지만 이어진 회의에서 "사우디는 증산 여력이 없다"는 공개 연설만 들어야 했습니다. (실제로 사우디를 포함한 OPEC+는 다음 달부터 증산 속도를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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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성과 후 "지지율 40%"…'봄날' 맞은 바이든



하지만 최근 들어 잇단 희소식이 이어지면서 백악관 입성 후 전에 없던 정치적 봄날을 맞고 있습니다. 안보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인 알카에다의 1인자 알 자와히리를 제거했고 튀르키예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가입을 성사시키며 유럽 내 동맹을 확대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숙원 사업이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상원 문턱을 넘게 만든 데 이어 또 다른 역점 법안인 반도체 산업 육성법에도 서명했습니다. 골칫거리였던 기름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예상치를 밑도는 8.5%를 기록하면서 이제는 인플레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에선 잇단 낭보 덕에 민주당이 패배가 확실시 됐던 11월 중간 선거에서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게 됐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바닥을 쳤던 바이든 대통령 본인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9일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전날부터 이틀간 미국의 성인 1,005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 업무 수행 지지율이 40%를 기록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던 지난 5월 36%보다 4%p 상승한 수치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지지율 39%에 그치며 40%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물러날 때가 역사책에서 당신 자리 결정"



하지만 '물 오른' 바이든 대통령이지만 재선 도전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걸로 보입니다. 곳곳에서 재선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일 눈에 띄는 건 뉴욕타임스 칼럼입니다. 칼럼은 건강 문제로 사퇴 권유를 받고도 끝까지 종신직 대법관 자리를 지키다 본의 아니게 대법원이 보수화 하는 데 일조하게 된 진보 진영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사례를 거론하며 "물러날 때가 역사책에서 당신의 자리를 결정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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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재선 반대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달 딘 필립스 하원 의원이 2024년 대선에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힌 겁니다. 필립스 의원은 민주당 동료 대부분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제는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CNN이 지난 달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의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75%가 바이든 대통령 이외 다른 후보가 다음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답한 걸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불출마 요구의 이면에는 그의 정치적 실적에 대한 평가도 있지만 오는 11월이면 여든 살이 되는 그의 나이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습니다. 방송인 크리스 월러스가 앞선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이제 은퇴해 편히 생활하라는 뜻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 10일 남부 휴양지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카이와 아일랜드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휴가 기간, 그의 정국 구상은 어떤 내용이 될까요?

(사진=사우디 왕실 제공, 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남승모 기자(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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